어른들을 위한 19금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이 청불 영화의 핸디캡을 깨고, ‘불륜’ 소재에 대한 선입겹도 깨며 박스오피스 1위에 당당히 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개봉한 '바람 바람 바람'은 6일 하루 만에 13만5천963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왕좌를 지켜왔던 ‘곤지암’은 물론, 신작 ‘레디 플레이어 원’도 가뿐히 넘었다.
영화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카사노바 석근(이성민 분), 순진하고 소심한 매제 봉수(신하균 분)와 그의 아내 미영(송지효 분)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 분)가 나타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성인 코미디물로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리메이크 했다.
전작 ‘스물’로 재기발랄한 센스와 남다른 위트를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은 이번에도 주특기를 제대로 살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감각을 선보인다. 찰진 대사와 기막힌 상황 개그, 여기에 몰입의 여지가 충만한 인물들의 감정선까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하나하나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 이것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가 제대로 시너지를 낸다.
무엇보다 ‘불륜’을 소재로 코미디를 섞어 자칫 가볍게 혹은 ‘그럴 수도 있지’라고 미화시킬 여지가 분명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난 뒤엔 ‘결국 불륜은 가장 큰 죄악 중 하나’라고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가볍게 다루는 듯하지만 ‘불륜’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옹호가 아닌 반어적인 경고로 풀어나가는, 기발하고 똑똑한 감독의 연출은 신선하고도 센스가 넘친다.
바람은 그저 바람일 뿐, 일회적 일탈과 헛된 욕
‘연기신’ 이성민 신하균의 신선한 코믹 연기와 송지효 이엘의 연기 변신, 네 남녀의 현실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영화의 절대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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