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사실을 넘어 진실을 찾는 뉴스를 만들겠습니다.”
“세월호에 대한 원죄”를 갖고 있다고 밝힌 ‘KBS 뉴스’가 확 달라진다. 처절한 자기반성과 함께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웨딩홀에서 ‘KBS 뉴스 앵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태선 통합뉴스룸 국장, 김철민, 김솔희, 한승연, 김지원, 박주경, 이랑, 김태욱, 이각경이 참석했다.
KBS 대표 뉴스인 ‘KBS 뉴스9’을 비롯한 주요 뉴스의 얼굴이 16일부터 확 바뀐다. 지난 9일 취임한 양승동 KBS 사장도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김태선 통합뉴스룸 국장은 “지난 10년간 KBS 뉴스가 많이 후퇴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싸움을 시작했고 얼마 전까지 계속됐다. 싸움의 성과로 새로운 리더십이 생성되고 있다. 쇄신하고 있다. 앵커 교체는 KBS의 변모 일신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뽑힌 앵커들은 공모 과정을 거쳐 공개 오디션에 참가했다. 1차로 실무자 평가를 거졌고, 정량 평가를 토대로 국장단 평가를 받았다. 국장단 평가에는 아나운서실의 여러 간부들이 참석했다. 보도국의 국장단이 참가했다.
김태선 통합류스룸 국장은 앵커 교체에 대해 “개혁성과 안정감, 참신함을 주려고 했다. 앵커를 전면에 내세워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취재 제작 전달과정에 앵커들이 개입하고 관여해서 앵커 중심의 체재를 만들 것이다. 신뢰도 떨어지고 국민들에게 멀어졌지만 힘을 합쳐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공익성을 회복하는 앞날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평일 ‘KBS 뉴스9’ 남자 앵커로는 김철민 기자(50세·공채20기·프로덕션2시사데스크)가 선정됐다. 김 기자는 사회1부 팀장과 방콕 특파원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기자.
김철민 기자는 “KBS 뉴스가 많이 망가졌다.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KBS뉴스가 환골탈태하는 첫걸음이다. KBS 뉴스가 세월호 참사일 때 오보를 했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도 낙종을 했다. 보도참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런 부끄러운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촛불 시민의 힘이다. 촛블시민들이 KBS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 KBS가 시청자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역사의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앞으로 시청자들만 바라보고 가겠다. 초창기라서 좌충우돌하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을 믿고 뚜벅 뚜벅 걸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자 앵커로는 치열한 경쟁 끝에 김솔희 아나운서(33세·35기)가 선발됐다. 김솔희 아나운서는 ‘6시 내고향’, ‘명견만리’ 등 KBS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젊은 피’ 한승연 기자(36세·공채34기·경인방송센터)는 주말 ‘KBS 뉴스9’ 앵커로 나선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의 뉴 페이스. KBS 뉴스 9’ 스포츠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입사 7년차 김지원 아나운서(30세·39기)도 함께한다. 한승연 기자와 함께 생동감 있는 이미지의 주말 ‘KBS 뉴스9’를 보여줄 예정이다.
하루를 정리하는 ‘뉴스라인’(오후 11시 20분) 앵커도 교체된다. 사회부 팀장과 상하이 특파원 등을 역임한 김태욱 기자(45세·공채26기·사회1부팀장)가 새 앵커로 선발됐다. 이각경 아나운서(32세·39기)는 간결하면서도 안정적인 오디오, 친숙한 이미지 등을 높게 평가받아와 뉴스라인 앵커로 계속 진행하게 됐다.
김태웅 앵커는 “지금 가장 중요한건 언론의 회복이다. 지난 9년간 KBS 뉴스가 제대로 된 뉴스를 제대로 전달해줬냐는 자기반성이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KBS 뉴스가 권력을 감시해야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이면의 진실을 폭로하는데 주저했고 약자에 대한 배려를 외면한 것 아닌가 반성했다. KBS의 변화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뉴스광장’(오전 6시)의 앵커는 박주경 기자(41세·공채26기·뉴스제작3부)와 이랑 기자(42세·공채27기·디지털서비스기획부)기자가 맡는다. 박주경 기자는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KBS ‘뉴스 7’ 앵커로 활동한 바 있다. 이랑 기자는 시사보도팀과 사회1부 노동 분야 등 현장 취재부서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KBS뉴스는 달라진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진다. 또한 기존의 50대 남자 앵커-20대 여자 앵커 조합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 단독 보도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성역 없는 비판과 탐사 보도로 제대로 된 정통 뉴스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앵커들은 입을 모아 세월호 당시 KBS의 언론 보도 행태에 대해 반성했다. 김철민 앵커는 “(이번 앵커 교체가) 세월호 4주기와 했다. 저희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빚이 있다. 세월호 오보 사태로 당시 부장이 물러가고 파업도 있었다. KBS 뉴스 변화의 단초를 제공해준 분들이 세월호 유가족이다. 그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특집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솔희 역시 “세월호에 대한 원죄가 있다. 세월호에 대한 반성이 새로운 시작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잊지 않고 반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욱은 정확한 뉴스를 강조했다. 그는 “속보 경쟁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한 포인트다. 세월호 참사 역시 그랬다. 왜곡 보도와 오보가 있다. ‘KBS는 진실에 가깝게 정확하게 보고하는구나’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시 뉴스는 물론이고 속보도 정확한 소식을 알고 싶으면 KBS 채널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확한 뉴스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경은 “지난 2014년 파업을 하면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석고대죄를 하고도 바뀐 게 없었다. 변명하지 않겠다. 수뇌부는 바뀌지 않았고 저희는 저항했지만 안됐다고 변명할 수 있다. 하지만 떠들썩하게 사과하고도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린 게 없다. 이번에 4주기를 맞아서 사과를 할 것이냐 그런 것도 중요하다. 저는 4주기가 됐다고
정확하고 진실된 뉴스를 약속한 KBS 뉴스의 변화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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