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가 지상파까지 제치며 목요 예능 1위에 오르면서 배우 이덕화도 덩달아 예능 샛별로 떠올랐다. 데뷔 47년 만이다.
이덕화는 지난해 9월부터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에 출연 중이다.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낚시를 접해 “낚시인생 60년”이라는 밝힌 그는, 개그맨 이경규 래퍼 마이크로닷를 향해 이따금 ‘아재개그’를 날린다.
90년대 인기 쇼 프로그램에서 “부탁해요”란 유행어를 히트시킨 주인공이었지만 드라마에선 주로 무서운 회장님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로 시청자와 만나왔다.
‘도시어부’는 자타공인 연예계를 대표하는 낚시꾼들이 자신들만의 황금어장으로 함께 떠나는 낚시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오랜 낚시광이었다 해도 이덕화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뜻밖이었다. 나이도 나이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경규조차 첫 회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배우, 버라이어티쇼 MC, 탤런트까지 세 가지를 모두 섭렵한 분”이라며 “예전에는 나도 덕화 형님을 잘 쳐다보지 못했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고 술자리를 가지며 이제 좀 친해진 것”이라고 말하며 어려워했다.
하지만 베테랑은 역시 달랐다. 첫 회부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중후한 첫인상과 달리 이경규 마이크로닷의 눈높이에 맞는 대화를 나누는 센스나 첫 출조지에서 한 마리도 건져 올리지 못했지만 월척을 낚는 후배들에게 “한 수 위”라고 감탄하는 모습들은 우리시대에 꼭 필요한 ‘대인배 형님’다운 포스였다. 점점 이덕화는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존재감을 보여주며 호감형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진지할 것’ ‘재미없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의외의 허당끼를 발산, 웃음을 줬다. 끊임없는 수다로 ‘투머치커’란 애칭도 얻었다.
반전 매력만 보여준 게 아니었다. 주종목인 낚시를 할 땐 누구보다 진지했고 해박했다. 이덕화는
‘도시어부’에서 풍부한 낚시 전문 지식으로 프로그램에 정보성까지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남자 출연진들과 보여주는 티격태격 ‘브로맨스 케미’는 시청률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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