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전’ 사진=NEW(독전 포스터) |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천하장사 마돈나’, ‘품행제로’, ‘아라한 장풍대작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이해영 감독과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의 각본을 맡았던 정서경 작가가 협업했다.
극중 형사 원호(조진웅 분)은 의문의 폭발 사고 후 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왔다. 그런 그의 앞에 조직의 후견인 오연옥(김성령 분)과 버림받은 조직원 락(류준열 분)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들의 도움으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 분)과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차승원 분)을 만나게 되면서 조직의 숨은 보스 이선생의 실체에 다다른다.
↑ ‘독전’ 사진=NEW(독전 포스터) |
영화는 원호를 중심으로 독한 인물들이 점차 정체를 드러낸다. 각기 다른 강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은 어떤 상대를 만나는지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미스터리다. 누구하나 선과 악이 뚜렷한 인물이 없기에 어느 장면하나 놓칠 수 없다. ‘독전’은 보는 내내 강렬하고 화려한 미장센의 향연에도 피로도가 적다. 저마다의 뚜렷한 색깔을 야무지게 뿜어내며 고도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때문.
단 하나 아쉬운 건 극을 이끄는 원호와 락이 미친 듯이 이선생을 쫓지만, 이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직 사건을 중심으로 쉼 없이 달리는 두 캐릭터에 대한 서사가 부족해 당최 어떤 이유로 폭주하는지 보는 내내 의문을 품게 한다.
조진웅과 류준열은 이러한 빈 공간을 연기력으로 채웠다. 조진웅은 맹목적이지만 한편으로 인간적인 인물 원호의 고뇌와 위태로운 심리를 오롯하게 담아내 그 만의 새로운 형사 역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락을 맡은 류준열은 내내 무표정을 일관해 속내를 알 수 없다. 날 뛰는
더불어 김성령, 故 김주혁, 박해준, 차승원, 이주영, 김동영 등 구멍 없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은 강렬한 시너지를 발휘해 작품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노련한 연기력으로 특별한 내용을 따르지 않고 캐릭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