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자뷰 사진=데자뷰 포스터 |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믿는 지민(남규리 분)은 매일 환각에 시달렸다. 지난 밤 약혼자 우진(이규한 분)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이들의 차에 부딪혀 사망한 여자를 자꾸만 마주해 괴로워했다. 결국 지민은 경찰서를 찾아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했고, 우진은 형사 인태(이천희 분)에게 자신들이 차로 친 건 사람이 아닌 고라니라고 설명했다.
지민은 우진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안정을 취했지만, 환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마음에 약을 꾸준히 복용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약을 복용하면서 더욱 미스터리한 일들과 마주했다.
영화의 제목인 ‘데자뷰’는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말한다. 영화는 제목을 따라 지민이 겪는 끔찍한 환각을 쫓아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지만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지민을 중심으로 그날의 진실에 점차 가까워진다.
↑ 데자뷰 사진=데자뷰 스틸컷 |
‘데자뷰’는 초반부터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한다. 예고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귀신과 소름끼치는 사운드, 지민이 겪는 이상 현상까지,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극 안에 깜짝 놀라는 공포 요소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어 초반 집중도를 확 끌어올렸음에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 보는 내내 긴장감 대신 의문점을 자아낸다.
복잡하게 뒤엉킨 전개에 반전의 짜릿함을 주기 위해 야금야금 단서를 던지지만, 다소 어설프고 개연성 없는 설정은 아무 곳에나 떡밥을 투척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주워 담지 못해 관객들의 흥미를 떨어트린다. 인물들의 전사나 관계, 행동들도 명확하지 않아 몰입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관객들은 서사에 개입해 함께 추리하는 재미를 잊은지 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은 스크린을 사로잡는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남규리는 지민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섬세한 내면연기로 소화해냈다. 여기에 이규한은 양면의 얼굴을 지닌 우진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천희는 극의 미스터리함을 배가시키는 인물로서 그만의 노련한 연기력으로 그려내 이목을 끌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