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 ‘데자뷰’와 ‘탐정2’의 배우들이 각각 파격적인 편집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데자뷰’ 배우들은 다소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반면, ‘탐정2’ 배우들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극과극 반응이다.
지난 30일 개봉한 ‘데자뷰’(감독 고경민)는 벌써 개봉 5일차에 접어들었지만 누적관객수는 4만 1천 908 명. 일주일 만에 백만 관객을 훌쩍 넘길 만한 화려한 블록버스터는 아니라지만 그래도 그 성적이 너무나 초라한 게 사실. 무엇보다 큰 영화냐 작은 영화냐를 떠나 작품 내적으로 평가가 좋으면 입소문을 기대할 여지가 있지만 관객들의 평마저 저조하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쏟아진 호평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영화는 약혼을 앞둔 여자주인공 지민(남규리 분)이 차로 사람을 치어 죽인 교통사고 후 환각에 시달리고, 이를 견디다 못해 경찰을 찾아가지만 사건조차 있지 않았다는 것에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환각에 시달리는 여주인공의 상태에 초점을 맞춰 초반부터 여고생 귀신이 등장하기도 하고, 어떤 데자뷰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사실 이것이 사건의 핵심이 되는 말 그대로의 ‘데자뷰’이지만 영화를 끝까지 뫄도 아무도 그걸 알아채기 힘들다. 이 외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갖가지 요소들은 하나 같이 개연성 없이 따로 놀고, 결말에 다다를수록 점점 산으로 가 결국 갈 길을 완전히 잃고야 만다. 결과적으로 재미도 주제도 긴장감도 사라져버린다.
남규리는 “연약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점차 상황의 진실을 깨닫고 혼자 해결해나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는데 편집 부분이 상당히 많은 데다 생각지도 못하게 사건이 흘러가 그 부분이 제대로 드러나질 못한 것 같다”면서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 아쉬운 부분이 남긴 하지만 연기적으로 많은 도전을 할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천희의 경우는 보다 직접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그는 “핵심 사건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조차 누군지 알 수 없도록 편집이 됐더라. 개인적으로 맡은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나, 작품이 일차원 적인 스릴러가 아니어서 선택했는데 다소 편집 이후 쉽고 단순하게 흘러가 기존의 바람들이 많이 축소된 것 같아 아쉽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전작 ‘미씽’으로 굵직한 울림을 선사한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미 찰떡궁합을 입증한 권상우 성동일 콤비에 새로운 얼굴, 이광수가 합류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손담비와 연기파 김동욱의 존재감 역시 상당하다. 친숙함과 의외성이 적절한 비율로 조화를 이뤄 쉽지만 편안하고도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휴먼 코미디로 완성됐다.
뻔뻔한 아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 권상우와 인간미 넘치는 2% 구멍이 매력적인 열혈 형사 성동일, 넘치는 개성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불법전문 탐정 이광수. 뛰어난 눈썰미와 순발력 그리고 노하우가 집약된 심리 수사와 화려한 액션, 여기에 신선한 사이버 수사력을 더해 역대급 시너지를 낸다.
개성 강한 캐리터들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풍성한 볼거리와 추리극의 특성상 사건을 긴장감 있게 끌어 끌어가야 한다는 두 가지 축을 기본으로, 쉽고 단순하면서도 일상적 삶의 애환이 녹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제작진. 이것은 감독의 탁월한 편집으로 인해 모두 충족됐다.
‘베테랑’ 성동일은 “우리 작품의 ‘신의 한 수’는 바로 감독의 편집”이라며 “하도 정신없이 찍은데다 애드리브도 많고 이것저것 욕심을 많이 냈다.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 과감히 버릴 건 버렸더라. 통편집은 기본이더라. 그런데 전체를 보니 충분히 납득이 갔다.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감탄했다.
권상우 역시 “전편보다 더 풍성하게, 재미있게 완성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점점 우리 영화의 색깔이 잘 묻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탐정2’는 13일 전격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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