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홍진영, 이하 한음저협),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등 저작권 관련 단체들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 저작권 산업과가 지난 3월 일방적으로 승인한 커피숍, 체력단련장 등의 공연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에 대해 음악인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음악의 가치를 훼손하는 규정이라며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단법인 대한가수협회, 한국방송가수노동조합,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국제문화공연교류협회, 한국가요작가협회, 한국실용음악작곡가협회, 한국음악교수협의회, 한국가곡학회 등 약 50여 음악 관련 사단법인이 함께 지지한 이번 성명서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모든 매장에 대해 징수가 가능 하여야 하나, 일단 올 8월부터 커피숍•주점•헬스장에서만 저작권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체부 저작권산업과가 매장당 월 2,00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용료 규정을 독단적으로 통과시켰다. 국내 매출이 1조가 넘는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음악인들의 몫으로 고작 한 달에 2,000원만 받으라고 하는 것은 음악 산업을 보호해야 할 문체부가 오히려 음악의 가치를 훼손하고 음악인들의 창작의 노력을 처참히 짓밟아버린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음악인들의 권리 보호 주장은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을 힘들게 만들고자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수조 억의 영업 이익을 남기면서도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해온 대기업을 포함한 대형 프랜차이즈들을 상대로 이 힘겨운 싸움을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라며 “문재인 정부 이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올랐는데, 대기업 프랜차이즈로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월 2000원의 공연사용료를 받으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사용료 평균은 월 21,000원이다. 음악인들이 원하는 것은 이에 준하는 사용료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음저협 홍진영 회장은 “국내 모든 음악인들은 저마다의 생계를 걸고 음악을 만들고 있지만 문체부가 저작권자들이 받을 사용료를 '징수규정 승인제'라는 명목으로 탁상공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결정해 버리고 있다. 음악인들의 재산권을 이런 식으로 국가가 결정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와 공산국가인 중국 정도뿐이다. 문화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통용되는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은 ‘정부는 문화 정책을 지원하되 간섭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예술가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민간과 시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때 그 국가의 문화와 문화 관련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한음저협 전체 회원 중 91%는 저작권료로 월 50만 원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정부에서 정한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이다. 음악인들이 바라는 것은 엄청난 부와 명예가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공정한 보상과 상식적이고 납득 가능한 과정이다. 우리 음악인들은 문체부가 일방적으로 승인한 공연사용료 징수규정을 결사반대함은 물론, 문체부가 음악의 가격을 정하는 ‘징수규정 승인제’ 폐지를 위해 '페어 뮤직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캠페인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연사용료 징수규정 반대 성명서 전문.
공연사용료 징수규정 반대 성명서
2018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 커피숍 배경음악 사용료는 월 2,000원?
우리 음악인들은 지금,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저작권법이 우리의 재산권을 보호하기는커녕 교묘하게 우리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당당한 선진국이지만, 음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은 여전히 막막한 일입니다. 이제는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최근 ‘공연권 월 2,000원’ 사태를 통해, 음악인들은 또다시 기만당하고 있습니다.
올 8월부터, 커피숍•주점•헬스장에서도 저작권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됩니다. 과연 좋아만 할 일일까요? 문체부는 이에 대해, 매장당 ‘월 2,000원’이라는 사용료 규정을 독단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국내 매출은 약 1조 원입니다. 그러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악을 사용할 때, 저작권자 27,000명의 몫으로 지불되는 금액은 한 달에 단돈 2,000원입니다. 이는 명백히 음악의 가치를 비웃는 처사이며, 의견수렴 과정에서 권리자 측이 제출한 징수규정(안), 의견서 및 수많은 근거자료들은 깨끗이 무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월 2,000원은 어디까지나 ‘최소 사용료’인 것일까요?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세계 주요 국가의 ‘최소 사용료’ 평균은 월 21,000원입니다.
우리나라보다 GDP가 훨씬 낮은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국내 커피숍의 45%는 소규모 영업장으로 매출에 관계없이 무기한 징수 면제되고, 38%가 월 2,000원에 적용됩니다. 월 2,000원 이상을 적용받는 매장은 결국 나머지 17% 뿐입니다. 최대 사용료 월 10,000원을 적용받는 커피숍은, 단 0.01%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작권료로 잘 먹고 잘 사는 음악인들? 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전체 회원 중 91%는 저작권료로 월 50만 원도 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에서 정한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입니다. 도대체 음악의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기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일까요?
현재 대한민국 저작권법은 음악의 가격을 문체부가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국 평균이 21,000원인 공연권 사용료를 2,000원으로 결정한 것은 누구일까요?
그마저도 정부에서 아직 허락해주지 않은 일반음식점, 패스트푸드점, 잡화점, 미용실 등은 받지 못하도록 정한 것은 누구일까요? 음악인들은 저마다의 생계를 걸고 음악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가격은 지금, 공무원들의 회의석상에서 결정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저작자의 재산권을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 그리고 중국 정도뿐입니다. 이러한 현실이 지속된다면, 생계가 어려운 음악인들부터 점차 창작을 포기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K-POP의 위상도 힘을 잃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음악인들은 문체부가 강요한 공연사용료
우리 음악인들이 바라는 것은 엄청난 부와 명예가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공정한 보상, 그리고 상식적이고 납득 가능한 ‘과정’입니다.
2018. 06. 18.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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