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충무로의 미래를 향한 열렬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대상은 없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에서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집행위원장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부집행위원장인 엄태화, 허정 감독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주환, 노덕, 양영희, 양익준, 이경미, 이언희, 이장훈, 장준환, 장훈, 홍지영 감독과 집행위원인 강형철, 민규동 감독, 명예집행위원 오승욱, 정윤철 감독이 함께 했다. 명예 심사위원에 선정된 배우 김의성, 천우희, 하정우 그리고 류성희 미술감독이 자리를 빛냈다.
지난 2002년 시작된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의 경계를 상상력으로 주무르는 발칙한 단편영화들을 보여주고자 탄생했으며, 재기발랄하며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영화들을 발굴해 한국 단편영화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뿐만아니라 강진아, 권혁재, 나홍진, 노덕, 박정범, 엄태화, 윤종빈, 이경미, 장재현, 조성희, 허정(가나다순) 등 한국 영화를 세계무대로 이끌어갈 실력파 감독들을 발굴하며,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17회를 맞이한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역대 최다 출품작 수인 1189편을 기록하며 그 어느 때보다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로 구성된 각 경쟁부문 본선작 총 58편이 경쟁했다.
심사위원들은 ‘심사’보다는 ‘지지’라는 표현을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집행위원장인 최동훈 감독은 “작품의 완성도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매년 바뀌는 심사위원들의 개인적 선호도와 개성이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준환 감독은 “좋은 영화관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큰 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제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어떻게 지지할까 생각했다”며 이번에도 긴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 개성을 가진 심시위원들이 여러 영화에 지지를 해줬다. 어떤 흐름을 파악할 수 없지만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말씀이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들이 상향평준화된 경향도 있지만 배우들의 활약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개성과 힘이 있는 디테일이 좋은 배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준환 감독은 “공통적으로 아쉬움을 표한 것은 영화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디지털이 되면서 점차 그런 영향들이 생기고 있다. 올해는 특히 그렇다고 하더라”며 “다음엔 상영 시간에 제한을 둬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길어도 길지 않은 것 같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함께해준 명예 심사위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30년 만에 연기상을 수상한 ‘꼬리’의 이원종은 “선물처럼 찾아왔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들이 즐거운 자리에 영화의 미래에 짊어지는 분들 앞에서 상을 받는 게 떨린다. 아직도 원종이에게 설렘이 남아있다는 게 기쁨”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4번의 대상이 나왔다. 지난해 김현정 감독의 ‘나만 없는 집’이 5년 만에 대상을 수상했으나, 올해 대상작은 없었다.
장준환 감독은 “장편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몇 십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게 무슨 쓸모가 있을까 고민한다. 많은 감독님 말씀을 듣고 단편 영화를 보면서 이래서 영화를 하는구나 싶었다”며 “개인적으로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폐막식을 끝으로 축제의 막을 내린다.
이하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수상 내역
▲대상=없음
▲4만번의 구타 부문 최우수 작품상=‘친구’ 곽기봉 감독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 작품상=‘히스테리아’ 장만민 감독
▲희극지왕 부문 최우수 작품상=‘시체들의 아침’ 이승주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최우수 작품상=‘그 언덕을 지나는
▲비정상시 부문 최우수 작품상=‘자유연기’ 김도영 감독
▲심사위원 특별상(감독)=‘화려한외출’ 안형혜 감독, ‘꼬리’ 김우중 감독, ‘신기록’ 허지은 이경호 감독
▲심사위원 특별상(연기)=‘동아’ 심달기, ‘자유연기’ 강말금, ‘꼬리’ 이원종
▲편집상=‘김희선’ 김민주 감독
▲관객상=‘자유연기’ 김도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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