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 드라마 '사자'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제작사와 연출자의 입장이 정면으로 대치되면서 사태는 쉽게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여형사가 우연히 쌍둥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로 박해진, 나나 ,이기우, 곽시양 등의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별에서 온 그대' 등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연출한 장태유 PD가 '별에서 온 그대' 이후 박해진과 다시 만난 드라마인데다 남다른 스케일로 방송가 기대작으로 손꼽혔으나 지난 5월 전격 촬영이 중단돼 불과 1/4 정도 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표류하고 있다.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오롯이 연출자에게 돌리고 있다. 무책임한 잠적 때문이라는 게 일관된 주장이다. 반면 연출자는 임금 미지급으로 인해 벌어진 사태라는 입장. 거듭된 미지급금 요구에도 제작사가 방관해 내용증명을 보내고 연락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사자' 관련, 장태유 PD가 제작사와의 갈등으로 불안증세를 보여 경기도의 한 신경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잠적했으며 드라마 연출팀이 빅토리콘텐츠 측에 내용증명을 발생했다는 최초 보도에 대해 제작사 측은 일차적으로 "임금 미지급이 제작중단의 원인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사는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장태유 PD의 잠적설과 관련해 "연출자 장태유 감독은 정해진 예산을 초과하는 요구를 해 왔고, 5월 8일경에는 작가교체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시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당사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제작사의 입장 표명으로 사건이 진정되는 듯 보였으나 이튿날 장태유 PD가 자신의 SNS를 통해 제작사의 입장을 전면 반박하면서 '사자' 사태는 새 국면을 맞았다.
장태유 PD는 촬영 중단의 요인으로 손꼽힌 임금 미지급에 대해 자신을 포함해 촬영, 무술, 특수효과, 편집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의 임금 및 용역비 등이 아직까지 미지급 된 상태라고 전했다. 스태프들의 미지급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구두, 서면으로 밝혔음에도 제작사가 불성실한 대응으로 일관하자 내용증명을 보내게 됐다는 것.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 왔다는 제작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드라마 연출자로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요청을 했을 뿐"이라며 "통상적이라면 연출자인 저와 협의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예산에 맞는 적절한 제작비를 정했을 것이나" 빅토리콘텐츠가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도 더했다.
하지만 빅토리콘텐츠 측은 12일 다시 "'사자'는 임금미지급으로 인해 제작이 중단된 것이 아니며, 장태유 감독이 스태프들과의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으면서 제작현장은 일대 혼란을 겪게 되었고 이것이 제작중단을 초래한 직접적 원인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어 "'사자'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당초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현장 사업비의 확대에 더해 장 감독의 무리한 제작비 예산의 증액 요구가 계속됐다"며 "그에 반해 실제 촬영 진척도는 예정과 큰 차이를 보임으로 인해 자금적인 부분에서 큰 압박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태유 감독의 추천으로 제작에 참여한 촬영감독을 포함한 일부 스태프들이 언론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이것이 여과 없이 보도되는 현실에 당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콘텐츠 측은 2차 반박문에서 장태유 PD와 스태프들의 조속한 복귀를 '간곡히' 요청했다. 하지만 1차 입장문에서와 달라진 바 없는, "'사자' 제작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장태유 PD의 잠적"이라는 주장이었던 만큼 '사자' 사태는 쉽게 정리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장태유 PD는 "빅토리콘텐츠가 또 다시 사실과 다른 주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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