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사진=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캡처 |
25일 오후 방송된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아날로그 아재’ 김영철이 ‘동네지기’가 되는 스토리텔링형 도시 기행 다큐멘터리다. 2회에서는 ‘정겹다 한옥 길’이라는 주제로 김영철이 서울 익선동과 계동의 한옥 길로 동네 탐험을 떠났다. 김영철은 서울 도심의 빌딩 숲 사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 지붕 아래 제각각 사연을 가진 동네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영철이 익선동을 시작으로 한옥 길 탐험에 나섰다. 익선동은 낮은 높이의 한옥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곳. 이 곳에서 김영철은 익선동 골목 곳곳을 꽃으로 채우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꽃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면서, 이사 간 이웃들이 버리고 간 화초를 키우며 익선동 골목 빈 자리마다 알록달록한 꽃화분을 채워 넣었다. 이 같은 할머니의 골목을 아끼는 따스한 마음씨는 보는 이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아기자기한 익선동을 지나 인사동을 거쳐, 계동 북촌까지 걸어간 김영철은 그 곳에서 계동 토박이 할머니를 만났다. 올해 95세의 할머니는 계동으로 시집 와 48년 동안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어 동네의 모든 이야기들을 꿰뚫고 있었다. 할머니는 계동에서 만나는 이웃들이 좋다며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겐 소개비를 덜 받으며 함께 사는 이웃들을 사랑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이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세탁소 주인 아저씨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계동 북촌의 남은 세탁소는 단 한곳으로, 주인 아저씨는 40여년 전 우연처럼 배우게 된 세탁 기술을 평생 업으로 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경쟁자는 물론 후계자도 없어졌지만 세탁소 아저씨는 여전히 세탁물을 어깨에 이고 거동이 불편한 이웃들의 집으로 직접 배달을 다녔다.
특히, 이 작은 세탁소의 특이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세탁물 꼬리표에 이름만 적혀 있고 주소는 적혀 있지 않았던 것. ‘재룡이네’, ‘동장님네’ 등 이름만 적혀 있는 꼬리표에 아저씨는 “주소는 안 적는다. 이름만 적으면 어디 사는지 다 안다”라며 오랜 세월을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아저씨는 5년, 10년 동안 주인도 잊은 옷들을 모두 보관하며 그들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서울 도심 속 잠시 쉼표가 되어 주는 익선동-계동의 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