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작’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공작’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과 윤종빈 감독이 참석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비스티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생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까지 가장 한국적인 현실을 영화적 세계로 선보였던 윤종빈 감독의 신작이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윤종빈 감독은 실제 남과 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담은 ‘공작’을 연출하게 된 의도와 배경에 대해 “이 이야기를 우연히 다른 영화를 준비하던 중에 안기부에 관한 취재를 하다 흑금성이라는 스파이를 처음 알게 됐다. 충격적이었고 1차적으로 호기심이 갔다. ‘정말 우리나라에 이런 스파이가 있었나?’ 호기심으로 조사를 시작했고, 하다 보니 더욱 관심이 갔다. 이런 사실을 기반한 리얼한 첩보극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어렵게 수소문에서 실존인물 박채서(흑금성) 씨에 연락했더니 수감 중이었고, 가족들을 통해 영화를 하고 싶다고 전달해 만들게 됐다”면서 “이 영화를 통해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남과 북이라는 한반도의 비극이 과연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사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으로서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이 실화를 영화로 각색할 때 너무 힘들었던 게 1991년부터 2005년까지의 이야기를 2시간의 호흡으로 담아야 하는데, 어떤 맥락으로 각색해야 할까 고민됐다. 게다가 실화이기 때문에 난감했다. 그래서 제가 선택을 했던 하나의 기준 점은 팩트에 집착하지 말고 영화적 내적 논리에 맞추자. 이 영화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가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큰 맥락에서 틀리지 않는다면, 관객들이 실제 사건은 어떻게 진행됐었고 하는 부분들은 나중에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 ‘공작’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또 ‘공작’을 액션 없는 첩보물로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대부분 관객들이 첩보라고 하면 ‘미션 임파서블’이나 ‘본 시리즈’를 떠올릴 텐데 정반대지점으로 제가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예전부터 스파이 세계에 대해 궁금증이 있었다. 실제 스파이가 어떤 삶을 사는지 많은 소설을 통해 접했었는데, 한국의 스파이를 공부한건 처음이었다. 충분히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있기에 굳이 액션을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극중 흑금성을 연기한 소감으로 “감독님한테 이런 실화를 듣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헐’이었다. 제가 90년대를 살지 않았던 게 아닌데,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났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창피했다”면서 “그만큼 그 자체가 뉴스화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는 게 저 말고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았다. 흥미를 떠나서 관객들에게 꼭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한테는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존 인물에 대해 “박채서 선생님을 꼭 보고 싶었다. 그분의 눈을 보고 싶었고, 기운, 에너지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작년 5월쯤 만기 출소 하시고 나서 뵀다. 일련의 사건을 다 알고 있어서 그런지 ‘참 대단하다’ 싶었다. 이 많은 역경과 고난을 묵묵히 잘 견뎌낸 걸 보면. 그러니까 직접 김정일 위원장과 독대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았나. 여러 감정이 들었었다”라고 덧붙였다.
조진웅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놀랐고, 창피했다. 그럼 이걸
‘공작’은 오는 8월 8일 개봉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