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봐 온 숱한 ‘첫사랑’ 영화완 차별화 된 강점도, 동시에 소재의 한계성으로 인한 진부함도, 아쉬운 면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광’만큼은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은 단언컨데 김영광의 재발견이다.
‘비주얼 커플’ 박보영 김영광의 만남, ‘건축학개론’ 이후 오랜 만에 만나는 첫사랑 영화로 기대를 모은 ‘너의 결혼식’이 베일을 벗었다.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와 승희 만이 운명이라고 믿는 ‘우연’의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담는다.
고3 여름, 전학생인 승희(박보영)를 보고 첫눈에 반한 우연(김영광)은 그날 이후 오로지 그녀만을 바라보며 청춘을 보낸다. 졸졸 쫓아다닌 끝에 마음을 확인하는 듯 찰나에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린 승희. 이후 1년 뒤 승희의 흔적을 쫓던 그는 결국 그녀와 같은 대학에 합격해 곁으로 다가가지만 이미 역시나 난관에 부딪힌다. 이어질듯 말듯 예술적일 만큼 기막한 타이밍으로 계속 빗나가는 두 사람의 인연, 다사다난한 그들의 첫사랑 연대기가 그려진다.
승희를 향한 뜨거운 사랑은 늘 한결같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사회인이라는 굵직한 환경 변화에 따라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우연의 감성을 다채롭고도 공감도 높게 표현해낸다. 생각만 해도 기쁘고 행복하고 좋았던 순간, 이와는 반대로 마음 같지 않아 화나고 슬프고 좌절했던 첫사랑의 다양한 감정과 이를 통한 성장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관객을 울리고 웃기고 감동까지 주는, 진정한 열연을 펼친다.
박보영은 이번에도 특유의 러블리함과 안정적인 연기로 우직하게 이끌어 나간다. 그녀가 중심을 단단히 잡아 준 덕에 상대적으로 다채로운 굴곡을 보여주는 우연 역의 김영광은 더 살아 숨 쉰다.
풋풋한 학창 시절에 대한 묘사는 여타의 청춘 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성을 가미해 영화의 매력을 끌어 올린다. 가장 탁월한 건 역시나 엔딩이다.
전반적으로 상업 멜로에서 보여 줄 수 있는 안정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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