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잠’ 나카야마 미호 김재욱 사진=㈜트리플픽쳐스 |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나비잠’ 언론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이날 현장에는 정재은 감독과 배우 김재욱이 참석했다.
‘나비잠’은 베스트셀러 작가 료코가 우연히 만난 작가 지망생 찬해와 함께 마지막 소설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멜로다.
‘고양이를 부탁해’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이 자신의 내공을 살린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것은 물론,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에 공식 초청돼 비주얼 감성 멜로의 탄생으로 호평 받은 바 있다.
정재은 감독은 ‘나비잠’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우리가 늘 사랑할 순 없지 않나. 사랑이 끝난 후에 ‘나는 그 사랑을 잊지 않았는데, 그 사랑의 당사자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시작한 영화다. 사랑의 기억이라는 게 유지되다가 어떻게 사랑의 기억이 남게 되는가를 착안에 영화를 만들게 됐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캐릭터를 조금 더 극단적으로 설정해서 영화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제목을 ‘나비잠’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어 중에 굉장히 예쁜 단어를 넣고 싶었다. 그러다 찾게 된 게 ‘나비잠’이라는 단어였다. 시각적으로 예쁜 단어라고 생각했다”면서 “나비의 모양을 따라 나비처럼 아이가 잔다는 말로, ‘나비잠’이라 불렸는데, 한글이 주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일본에서도 낯선 조합이고, 한국에서도 낯선 언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은 감독은 나카야마 미호를 캐스팅 한 이유로 “저는 ‘러브레터’의 열렬한 팬이다. 그래서 나카야마 미호는 그 시기에 청춘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얼굴이다. 나카야마 미호가 시나리오를 읽고 결정하는 기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기다리는 동안 ‘꼭 같이 하고 싶다’는 러브레터를 보내 허락을 받은 기억이 있다. 영화를 하는 내내 그녀의 프로페셔널함,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 역할에 대한 해석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즐거웠다”고 설명했다.
↑ ‘나비잠’ 나카야마 미호 김재욱 사진=㈜트리플픽쳐스 |
극중 유일한 한국 배우 김재욱에 대해서는 “김재욱이 연기한 찬해가 외국 유학을 떠난다는 게 지금 현실에서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허무함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향해 외국으로 떠났지만, 그곳에서 또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청춘이 가지고 있는 불안함을 김재욱이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하는 내내 김재욱에게 반했다. 감독에게 따뜻한 배우고, 같이 일하면서 감독과 배우라기 보단 친구처럼 영화에 대해 의논하고, 같이 영화를 만들어나가는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김재욱은 나카야마 미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점에 대해 “나카야마 미호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 좋았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면서 “극중 료코는 영화의 색이 좌우될 수 있는 중요한 역이었다. 나카야마 미호는 한국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고, 이미지가 선명한 여배우라고 생각하는데 료코의 이미지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저도 굉장히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김재욱은 ‘나비잠’에서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해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일본어로 연기를 해봤지만, ‘나비잠’에서는 한 마디 빼고 모두 일본어 대사였다. 극중 한국에서 유학 온 인물이기 때문에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압박은 없었다”면서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를 하는 것과 일상에서 대화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모국어로 연기할 때와 제2의 외국어로 연기할 때의 미묘한 톤 차이가 있는데, 스스로 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화하면 어색할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하려 노력했다. 늘 자기 전에 텍스트를 반복해서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정재은 감독은 “영화가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일만 남았는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메이저 장르는 아니지만 인간과 인간, 삶과 죽음, 사랑의
‘나비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