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에서 바넘 역을 맡은 배우 박건형. 제공ㅣ스토리피 |
검사, 정신의학자, 과학자, 트랜스젠더. ‘모래시계’ ‘인터뷰’ ‘프랑켄슈타인’ ‘헤드윅’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며 무대를 장악해온 배우 박건형(41)이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에서는 서커스를 지상 최대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 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이 돼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은 실존 인물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생애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 진 작품. 박건형은 유준상, 김준현과 함께 주인공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박건형은 “영화를 재밌게 봤다.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이 뮤지컬 배우라 ‘물랑루즈’,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영화를 좋아해 즐겨 보는 편이다. ‘위대한 쇼맨’ 영화를 보고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뮤지컬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대본을 보고서야 영화와는 전혀 다르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모래시계’, ‘인터뷰’, ‘프랑켄슈타인’ 등 돌아보니 최근 들어 묵직하고 차분한 작품을 많이 해서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바넘: 위대한 쇼맨’ 출연 제안이 들어와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 박건형은 뮤지컬 `바넘`이 영화 `위대한 쇼맨`의 유명세를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제공ㅣ스토리피 |
박건형은 “사실 저는 바넘이 누군지도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바넘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을 테죠. 프레스콜에서도 말했지만 바넘이라는 인물에 대한 미화는 없을 거예요. 히어로물이 아니잖아요. 배우들끼리도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극 중 바넘을 ‘사기꾼’이라고 해요. 그런데 ‘사기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싸웠던 것 같아요. 번역극이 가진 어려운 부분 중 하나죠. ‘사기꾼’이란 단어가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인데, 의미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은 지난해 연말 개봉한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의 원작이다. 이미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관객들의 관심도도 높다. 하지만 뮤지컬과 영화는 스토리나 넘버도 같지 않은 별개의 이야기라 사전지식 없이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은 당황할 수도 있다.
박건형은 “영화의 유명세를 견뎌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사실상 뮤지컬, 영화 중 무엇이 더 좋은 작품이라고 얘기하긴 애매한 것 같아요. 물론 영화를 재밌게 보신 관객들이 많을 거예요. 음악도 좋았고요. 영화를 보고 잔뜩 기대하고 뮤지컬을 관람하러 오신 분들은 ‘왜 내가 아는 노래가 안나오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뮤지컬이 영화보다 못한 작품이라고 얘기할 순 없죠. 공연은 관객과 만나면서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조금씩 수정 보완돼 나갈 거예요.”
‘바넘: 위대한 쇼맨’은 아시아 초연 작품이다. 뮤지컬이 흥행한다면 초연 배우들에게 메리트가 되겠지만, 반면 흥행에 실패한다면 초연 배우들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박건형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영광을 누리고 싶다면 책임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잘 되면 내 덕, 망해도 내 탓은 아냐’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대박이 터지면 영광은 누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건형은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는 오는 10월 28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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