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10년 만에 무대에 오른 가운데, 원작자 흉상 제막식에 설경구, 장현성, 김윤석 등 '지하철 1호선'이 낳은 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는 '지하철 1호선' 원작자 흉상 제막식 및 리셉션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설경구, 김윤석, 김민기 대표,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이 흉상에 덮인 막을 걷으며 시작됐다.
'지하철 1호선'의 원작인 독일의 'Linie 1'을 쓴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는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 내 친구 김민기가 다 했다. 내 동상이 아니라 김민기의 동상이 10개쯤 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 '지하철 1호선'은 원작보다 2배나 많이 상연됐다. 제 작품은 독일을 배경으로 김민기의 작품은 한국을 배경으로 했다. 멋지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후 10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김민기 대표의 번안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공연 관람 후 리셉션이 이어졌다. 김민기 대표는 "말을 원래 잘 하지 못한다. 3시간짜리 작품을 내가 다 썼는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학전의 독수리 오형제라고 불리는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황정민, 조승우 중 세 사람, 설경구와 김윤석, 장현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설경구는 "작품을 한지 10년이 더됐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것이 2002년인 것으로 기억한다. '지하철 1호선'은 그냥 작품 자체가 김민기라는 사람이다. 느낌이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하철 1호선'을 평가했다.
설경구는 "게스트로 출연해달라는 이야기가 들어왔으나 거절했다. 지금 다시 무대에 서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능력이 안된다. 자신이 없다"면서 "연기력이 더 늘었는가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윤석은 "후배들이 너무 잘하더라. 익숙해지면 날아다닐 것 같다. 기대가 크다"면서 "다시 하라고 하면 일주일도 못하고 나가떨어질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1호선'이 10년만에 공연됐지만 여전히 현실에서 지하철은 가장 친숙한 대중교통이고 역마다 시민들을 만나는 그 모습은 변치 않는다. 통일이 되고 나서도 '지하철 1호선'은 했으면 좋겠다. 평양 버전이 하나 나왔으면"이라며 '지하철 1호선'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답변을 했다.
김윤석은 또 "초반에는 미친 짓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연주팀이 있고 11명의 배우가 연기를 한다. 원가 90원짜리를 100원에 파는 것과 같다. 국가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닌데 선례도 없는 것이다. 기적이다"라고 평했다.
장현성은 "지금 친구들이 무대에 익숙해질 시간을 준 다음에 10월즈음 연습에 들어가서 12월정도엔 저희 올드보이들이 무대에서 합을 맞출 것 같다"고 무대에 다시 설 것을 예고했다. 장현성은 또 "뮤지컬은 공동 작업이다. 끊임 없는 연습을 통해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지금 연극이나 뮤지컬을 하는 사람들이 봤을땐 구식이라고 보일 수도 있다. 후배들이 그런 것들에 충실해줬으면 좋겠다. 한국 근현대사를 소재로 한 고전이 나올 수 있다면 이런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10년만에 달리는 '지하철 1호선'의 주역인 손진영은 "직접 프로필을 작성해서 오디션을 봐서 캐스팅이 됐다. '진짜 사나이' 하차 후 방송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감정들에 방황을 많이했다. 그러던 중 만난 작품"이라며 "김민기 선생님이 캐스팅 후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절 보시자마자 '진영이는 거지야. 다른 역은 보지도 마'라고 하셨다. 비주얼 캐스팅 된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한국의 현대사를 알리는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지하철 1호선'이 2018년 공연되며 가질 수 있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하철 1호선'은 독일 그립스 극단의 작품 'Linie 1'을 학전 김민기 대표가 번안해 무대에 올린 록뮤지컬로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지난 1994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이었으나 2008년 숭례문 화재사건 이후 김민기 대표가 21세기 한국을 담을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중단한 바 있다.
'지하철 1호선'은 연변에서 온 여성 '선녀'를 통해 실직 가장, 가출 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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