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주 작가의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이를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막아주세요”, “정유미의 영화 ‘82년생 김지영’ 출연을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한 남학생은 “청원이 실현되기 힘들다는 건 알지만 이 청원이 동의를 많이 받아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청원을 제안한 이유를 밝힌 뒤 “’82년생 김지영’이 담고 있는 특정 성별과 사회적 위치에서 바라보는 왜곡된 사회에 대한 가치관이 보편화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학생은 “그런데 이를 스크린에 올린다는 건 성평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성갈등’을 조장하기만 하는 것”이라며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의 영화화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다시 한 번 영화화 반대를 주장했다.
또 다른 남성은 ‘82년생 김지영’의 주연으로 발탁된 배우 정유미의 출연 자체를 반대한다며 “논란이 된 소설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한다. 남자 팬들을 다 안티 팬으로 만들 작정이냐. 출연 없던 걸로 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 1982년생 김지영 씨의 인생을 통해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과 사회 구조적 불평등을 그렸다. 지난 2016년 10월 첫 출간 후 7개월 만에 10만 부가 팔리며 큰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다.
‘오늘의 작가상’, ‘양셩평등문화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선정 올해의 책’에도 선정됐을 만큼 큰 호평을 받았고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됐지만 이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일부 남성들은 “한국 사회 여성이 겪은 차별만 그리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면서 일상적인 차별이라고 하는 게 말도 안 된다”며 이 책을 언급한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소녀시대 수영에 “페미니스트였냐”, “믿고 거른다”, “몰랐는데 실망이다”라고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영화 별점 테러 및 타이틀롤 출연을 확정한 정유미의 SNS에 도 넘은 악플을 다는 등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한편,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자유연기'로 2018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 부문 작품상, 2018년 미장센 단편 영화제 관객상,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상 등 올해 각종 영화제를 휩쓴 김도영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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