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괴’ 이혜리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이혜리가 ‘물괴’를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했다. ‘물괴’는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이혜리는 극 중 호기심 많고 겁 없는 윤겸(김명민 분)의 딸 명 역을 맡았다.
“‘물괴’는 작년 봄에 만났다. 그 전까지 한 달에 하루 쉴까말까 할 정도로 바쁘게 일했다. 머리가 꽉 차서 이젠 들어갈 공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 자신감이 없는 상태였다. 그때는 3일만 쉬어도 큰일 나는 줄 알았다. 그러다 점점 쉬는 기간이 늘어났는데, ‘내가 쉴 수 있는 사람이구나’, ‘나에게 휴식이 필요했는데 그걸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저는 누군가 ‘스트레스를 받냐’고 물으면, ‘스트레스가 뭐예요?’라고 대답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오는 단점은 정작 힘들 때 해소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거다. 그러다 휴식을 통해 알게 됐고, 아무것도 안 해도 저절로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만난 작품이 ‘물괴’였다. 첫 스크린 데뷔에 사극, 액션물인데 ‘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8년차 아이돌, 6년차 배우 이혜리는 걸스데이에서 연기자로 점차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그는 필모그래피의 흐름을 따라 작품을 선정하기 보단, 그때마다 운명처럼 다가오는 작품을 택해 더 넓게 바라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뭐든 잘 해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저는 미래에 대해 철저하게 계획하기 보단, 현재에 충실하고 싶은 사람이다. ‘연기만 할 거야’, 혹은 ‘걸스데이만 할 거야’ 정리해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게 아니라 그때마다 운명처럼 만나는 작품을 더 넓은 시야로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물괴’는 저에게 첫 발자국이다. 사실 첫술에 배부르고 싶었다(웃음). 저는 욕심도 많고, 잘 해낼 거라는 자신감도 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조금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디에 무게중심을 두든 잘할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물괴’ 이혜리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이혜리에겐 주변을 밝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쳤다. 호탕하고 꾸밈없는 그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유쾌함이 가득했다. 자신을 향한 현실적인 반응에도 솔직했다. 대중들의 평가를 흘리지 않고 가슴에 새겨 스스로를 끊임없이 성장시켰다.
“아이돌 출신에 대한 시선들이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랑도 많이 받는 것 같다. 제가 이만큼 사랑을 안 받았으면 부정적인 시선도 안 받았을 것 같다. 항상 비례하는 것 같다. 아무리 내가 잘했어도 시청자들이 ‘못 했어’, ‘별로야’라고 하면 그건 진짜 못한 거고, 아쉽고 못한 것 같은데 보시는 분들이 ‘너무 잘했다’고 하면 내가 어떻든 잘 한 거라고 생각한다.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느끼는 지에 대한 말들을 새기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 말들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혜리는 올 추석 극장가에서 ‘안시성’에 출연한 설현과 맞붙었다. 아이돌 출신 배우이자 사극 액션물에 도전한 두 사람의 맞대결에 이목이 쏠린 상황. 이혜리는 설현과의 비교를 묻는 질문에 “스크린에 진출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저도 데뷔한지 8년차고, 연기한지 6년이 됐는데, 스크린에 처음 도전하게 됐다. 저 말고도 다른 아이돌 출신들이 스크린에 진출한 걸 응원하고 있다. 설현 씨와는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하지만 왠지 그분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설현 씨가 제 마음을 알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설현 씨의 ‘안시성’도 잘됐으면 좋겠고, 혜리의 ‘물괴’도 잘됐으면 좋겠다. 둘 다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영화는 다르지만, 같은 길을 걸어온 입장으로써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혜리는 인터뷰를 통해 걸스데이 멤버들에 애정을 보이기도. 멤버 모두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서로 솔직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눈
“걸스데이 멤버들도 모두 연기를 한다. 만나면 장난도 많이 치지만, 연기 얘기할 때는 정말 진지해진다. 서로의 작품을 보며 의견을 나누는 편이다. 또 현장에서 불편한 점이 있을 때도 공유한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세 명이나 있어 행복하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