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괴’ 이혜리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저에겐 영화는 베일에 싸여있는 느낌이었다. 영화라는 매체가 어떤 건지 항상 궁금증이 있었는데, ‘물괴’를 통해 많이 배워나갔다. 영화, 사극, 크리처물을 내가 접할 수 있을까, 내 인생에 과연 다시 올 수 있는 기회일까 생각하고 집중해서 만들어나갔다. 물론 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물괴’는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이혜리는 극 중 호기심 많고 겁 없는 윤겸(김명민 분)의 딸 명 역을 맡았다.
“많은 분들이 굳이 어려운 길을 만들어서 가냐고 하더라. 첫 스크린 도전에 사극, 액션물인데 저 역시 ‘할 수 있을까’ 고민 됐다.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다. ‘물괴’는 제가 힘들었을 때 만난 작품이다. 그래서 저한테 의미가 남다르다. ‘물괴’를 만날 당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였다. 그래서 8개월 정도 작품을 안 하고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뭘 좋아할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시기였는데, 그때 만난 ‘물괴’는 저를 자극시킬만한 작품이었다. 많은 분들이 ‘혜리가 사극을?’이라며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 그런 시선들을 한번쯤 이겨내고 싶었다. 저를 힘든 시기에서 꺼내준 작품이다.”
첫 스크린 도전임에도 극에 꽤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지난해 ‘연기력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이혜리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연기력을 펼쳐야 했다. 본인 역시 대중들의 반응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혜리는 누구보다 맡은 캐릭터를 이해하고 품으려 했다.
“명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성장’이었다. 명은 등장인물 중 감정의 폭이 가장 큰 인물이다. 그래서 명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알아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많이 연구하고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서 ‘명이는 대단히 어른스러운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에 명이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고 많은 것을 짊어지게 된다. 그 나이에 무섭고 두려워서 회피하고 싶을 텐데, 명은 오히려 감사함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더 애착이 갔다. 관객들에게 명이를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생각을 거쳤다.”
↑ ‘물괴’ 이혜리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이혜리를 비롯한 김명민, 김인권, 최우식 등은 보이지 않는 물괴와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크리쳐 액션 사극이기에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은 물괴의 움직임과 호흡 등에 대해 유감없이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했다.
“많이 관찰했다. 물괴의 생김새와 인간과의 거리 등의 따라 공포도가 다를 것 같았다. 그런 점들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상상했다. 아무래도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물괴를 물리쳐야하는 입장이라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완성된 물괴는 제법 기괴한 비주얼로 탄생돼 영화를 보는 내내 공포감을 조성했다. 특히 물괴의 날렵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은 고도의 긴장감을 안겼다. 극 중 물괴를 물리쳐야 했던 이혜리 역시 영화 속 물괴의 모습에 여러 번 놀랐다고.
“물괴가 너무 빨라서 놀랐다. 빨라서 긴장감도 더 커졌다. 그 외에 생김새나 움직임은 감독님이 현장에서 시뮬레이션으로 많이 보여주셨다. 사실 물괴의 초안은 조금 귀여웠다. 이런 귀여운 아이를 처치해야 하는데 못돼보이진 않을까 걱정도 됐는데, 완성된 물괴를 보니 많이 혐오스러워졌더라. 영화를 보고 처음 봤던 귀여운 모습이 전혀 없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처음이자 큰 도전이었기에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이혜리는 ‘물괴’를 본 관객들의 기억 속에 잠깐이라도
“큰 걸 바라진 않고, ‘혜리 사극도 하네’, ‘혜리 몸 잘 쓴다’, ‘다른 영화에서도 봤으면 좋겠다’ 등 거창한 것보다 스쳐지나가는 생각 속에 제가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웃음). 좋은 기억으로 많은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