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뒤에 테리우스' 배우 손호준, 임세미, 정인선, 소지섭. 사진|유용석 기자 |
"맷 데이먼도 소지섭의 '김본'은 못 할 겁니다."
2년 반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우 소지섭이 놀라운 변신을 감행한다. 전직 국정원 요원인 그의 현직은 무려 베이비시터다.
27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요원과 운명처럼 첩보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린 드라마다.
폴란드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화려한 액션신이 극 초반 시청자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더 반전은 카리스마 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소간지' 소지섭이 베이비시터가 돼 유치원 하원버스 앞에 여러 엄마들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소지섭 활용법'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
방송에 앞서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박상훈 PD는 "'내 뒤에 테리우스'는 첩보에서 시작해 육아, 경단녀 이야기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기쁨과 슬픔을 유쾌하게 표현한 드라마"라며 "첩보든, 육아든 하루하루 이겨내고 있는 개개인의 모습이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첩보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드라마를 넘나드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를 지향한다. 거대한 국가적 음모의 중심 사건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 시청자들의 추리 본능을 깨우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전설의 블랙요원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에 절절 매는 김본(소지섭 분)의 이중생활(?)이 시종일관 웃음을 안길 예정이다.
박PD는 "우리 드라마는 코믹 부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는 드라마다. 훨씬 유쾌하고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본 시리즈'의 주인공인) 맷 데이먼은 이 역할을 소화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그런데 소지섭은 평소에 늘 완벽해서 재미가 없는데 연기할 때는 은근히 실수하고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시터로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전직 블랙요원이자 현직 베이비시터 '김본' 역을 맡은 소지섭은 "보는 분들이 즐겁고 행복할 것 같았고 나 역시 행복할 것 같았다"고 오랜만의 컴백작으로 '내 뒤에 테리우스'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작품에서 아이들과 촬영하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비춰질 지 모르겠다.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작 영화에서 아이들과 한 번 촬영을 해봐서 다행히 이번에도 즐겁게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는데 두 명은 좀 힘들더라. 어머님들 대단하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인선은 김본이라는 시터를 고용한 경단녀 '고애린' 역을 맡았다. 그는 "맘카페에 가입하고 네이트판 같은 곳의 글을 열심히 보고 있다. 장면마다 고민되는 부분이 있을 때 감독, 작가님과 통화하고 상의도 하지만 판을 보면 절절하게 적혀 있어서 꿀팁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선은 또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애린 캐릭터가 고민됐던 것은, 전작 '와이키키'의 캐릭터가 갓난아기를 보는, 미숙함이 허용되는 엄마여다면 이번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포스가 필요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소지섭과의 연기에 대해서는 "포스터가 말하는 줄 알았다.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아직도 적응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오빠를 고용해서 아이들을 키워줄 수 있겠나 싶다"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손호준은 "많은 분들이 나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악역을 하면 배신감을 줘서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면서도 "악역이 나빠보이지 않은다고 말씀해주셔서 더 내면의 악을 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미니시리즈가 대체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게 추세지만 "시청률 부담감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소지섭은 "요즘은 시청률이 중
'내 뒤에 테리우스'는 27일 오후 10시부터 4회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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