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사실상 서로에게 득이 될 게 별로 없었던 ‘추석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10월의 신작들이 대거 몰려온다.
개봉 전부터 웰메이드 범죄수사극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법정 다툼으로 고전 중인 ‘암수살인’부터 ‘앤트맨과 와스프’ 이후 두 달여 만에 돌아온 ’마블’ 신작 ’베놈’이 힘찬 출격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 야심작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와 ‘셜록 놈즈’,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와 각본상을 수상한 ‘너는 여기에 없었다’까지 다채로운 강자들이 관객들과 만난다.
‘베놈’은 정의로운 기자 ’에디 브록’(톰 하디)이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숙주가 된 후 마블 최초의 빌런 히어로 ’베놈’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마블 차세대 히어로의 탄생을 예고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베놈’은 IMAX 개봉으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액션을 더욱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시각 특수효과부터 영상 연출, 미술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최고의 실력파 제작진들이 총 출동하여 탄생시킨 역대급 스케일과 독보적인 비주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
’베놈’의 섬세한 디테일뿐만 아니라, 움직임과 화려한 액션 신에 이르기까지 영상 속에서 튀어 나올 법한 캐릭터의 생동감 넘치는 생생한 시각 특수효과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영화 팬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에디 브록’(톰 하디)과 ’베놈’의 공생에서 비롯한 역동적인 액션은 물론, 거대한 음모를 품고 있는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과의 격돌을 통해 펼쳐지는 화려한 볼거리는 고스란히 대형 스크린으로 옮겨져 마치 영화 속 한가운데 있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느끼게 할 예정이다.
어느새 훌쩍 자라버린 주인공 ‘로빈’(이완 맥그리거)은 가족도 일도 모두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지쳐가는 일상 속에 길을 잃은 채 서있다. 웃음은 점점 줄고 딸아이와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해진다. 미래를 위해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달리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지만 사실 무엇도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시절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비밀 친구 ‘곰돌이 푸’가 눈앞에 나타나고 뜻하지 않는 놀라운 모험을 통해 다시금 인생의 진정한 나침반을 되찾는다.
순수한듯 날카로운 근원적 질문에 관객들은 공감과 안타까움을, 그리움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마냥 귀여운 ‘푸’의 마냥 웃을 수 많은 없는 진중한 질문들에 같은 온도의 순수로만은 답할 수 없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어색한듯 묘하게 어울리는 어른 로빈과 푸와의 투샷은 왠지 모를 뭉클함과 부러움을 자아낸다. 그들의 웃음과 대화, 귀여훈 모험은 연신 미소를 짓게 한다.
영화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일, 현실적 마인드의 발랜스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의 ‘항로’에 대해 기분 좋게 되돌아보게 하는, ‘진짜 행복’에 관해 묻는 모두의 이야기다.
특히 김윤석과 주지훈의 조합은 신선하고도 팽팽하며 극명한 색깔 대비가 흥미롭다. 멀티 캐스팅이 대세인 요즘 극장가에서 투톱 주연의 모범 답안을 제시해준다. 주도권을 엎치락뒤치락 주고받는 두 배우의 핑퐁 호흡은 이 영화의 또 다른 킬링 포인트.
영화는 범인을 찾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화려한 액션신 없이도 충분히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낸다. 범죄 수사 장르의 판에 박힌 패턴 없이도, 질보단 양으로 승부하는 캐릭터의 쓰임도 과감히 깨버린다. 새로운 차원의 재미와 스릴, 묵직한 메시지를 직구로 던진다. 범죄 장르의 가장 어려운 미션을 가장 정직한 방법으로 풀어냈다.
영화는 끔찍했던 유년기와 전쟁 트라우마에 갇혀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가 부패한 거대 권력에 의해 납치된 소녀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펼쳐지는 스릴러다.
지난 2012년 ‘케빈에 대하여’로 미친 존재감을 알린 린 램지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PTSD에 시달리는 ‘조’의 혼란스러운 내면과 거대 권력에 의해 만행 된 차갑고 잔인한 사건을 독창적이고도 대담하게, 먹먹하게도 그려냈다.
강렬한 비트와 함께 거친 야생의 낯선 모습으로 첫 등장하는 조(호아킨 피닉스). 시끄럽고 화려한 도시의 뒷골목을 배회하며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그는 어린 시절의 가정폭력과 전쟁 트라우마로 늘 자살 충동으로 몸부림친다. 그럼에도 늙은 어머니와의 평범하고도 평화로운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희망 없는 지친 삶을 살아간다.
어지럽게 조각난 환영으로 가득 찬 그의 머릿속은 과거에 묶여 있고, 현재의 그는 밀폐된 비닐 속에서 급한 호흡을 내뱉거나 방해꾼 없는 플랫폼에서 철로를 위태롭게 내려다본다. 그런 그를 깨우는 건 바로 한 의뢰인의 딸인, 어떤 소녀다. 무자비한 폭력 속에서 두려움에 떨다 무감각해질 지경에 놓여 있는 그 소녀를 보니, 어린 시절의 자신을, 혹은 젊은 날 공포 속에서도 아들 만은 지키려고 했던 어머니를 보는 듯하다.
감독은 의도적으로 학대 복수 살인 등 무자비한 폭력과 공포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조의 상처받은 내면과 육체를 몽환적이면도 환상적인, 하지만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함이 녹아 있는 독특한 형태로 전달한다. 마치 조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 혼란스럽고 불안하지만 아련하고도 쓸쓸하다.
한편, 영화 ‘안시성’은 10일째 박스 오피스 1위를 지키며 4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손익분기점인 약 600만까지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흥
2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접전 중인 ‘명당’과 ‘협상’은 힘겹게 200만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은 300만 이상, 갈 길이 멀다. 마동석의 신작 영화 ’원더풀 고스트’는 당초 ‘극장가 복병’으로 주목받았지만 기대 이하의 흥행 속도로 20만 관객을 살짝 웃돌며 열심히 질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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