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소환은 유쾌했다. 뒤늦게서야 고백하는 아픔도 숨겨져 있었던 청춘이지만, 그 자체로 찬란했던 게 바로 청춘이었다.
1일 전파를 탄 MBC 특집 '청춘다큐 다시,스물'은 2000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뉴논스톱'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던 박경림이 당시 함께 연기를 했던 조인성, 장나라, 양동근, 이민우, 김정화, 정태우 등을 차례로 찾아가며 각자가 지나온 청춘과 현재에 대해 이야기 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 .
베일을 벗은 '청춘다큐 다시,스물'의 1부는 예고됐던 대로 '2018 뉴논스톱 동창회'부터 시작됐다. 서울 을지로의 모처에 모인 멤버들은 쑥스러운 재회에도 유쾌하고 반갑게 그 시절을 추억했다. 시청자도 마찬가지로 아련한 추억과 향수에 젖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더 눈길을 끈 건 동창회가 진행되기 전, 박경림이 각 출연자들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톱배우로 성장한 조인성은 '뉴논스톱' 당시의 모습을 '스물 한 살의 조인성 그 자체'로 기억했다. 실제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쓰며 그 나이 무렵의 대학생을 연기했던 그는 당시 풋풋했던 자신의 모습을 추억했다. 이제는 한 작품을 책임지는 주연배우로 성장한 그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며 치열하게 지나왔던 자신의 청춘을 추억했다.
'뉴논스톱' 당시 귀엽고 어리바리한 캐릭터를 맡았던 장나라는 그 시절을 '대리만족'이었다고 추억했다. 그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누릴 수 없었던 평범한 대학 생활을 마치 '뉴논스톱'을 통해 해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시트콤 속의 모습처럼 '자유로운 영혼'이었지만, 이제는 아이 셋을 둔 가장이 된 양동근과 박경림의 만남은 당시의 촬영 속으로 다시 들어간 듯 유쾌했다. 양동근의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키즈 카페에서 만난 둘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댄스 음악에 몸을 맡겨 웃음을 자아내기도.
당시엔 청춘스타로 갓 떠오르기 시작한 이들이었지만 어느덧 각 분야의 톱의 지위에 오른 '뉴논스톱' 주인공들이 회상한 그 시절은, 빛이 강했던 만큼 의외로 그림자도 짙었다.
장나라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살려달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였다. 스케줄이 겹쳐 '뉴논스톱' 제작진이 직접 장나라를 다른 스케줄 장소에서 데려와야 했고, 다른 배우들이 그녀를 배려해 조금이라도 수면을 취할 수 있게 촬영 순서를 바꿔주기도 했었다고.
박경림 또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다 녹화 중 기절했었던 상황도 방송됐다. 녹화가 진행되던 도중 이마를 짚다 갑자기 쓰러진 박경림을 옆에서 조인성이 눈치채고 받아줬던 것. 당시를 즐거웠다고 추억했던 박경림조차 심상치 않은 건강 상태를 보여줬을 정도로 힘든 부분도 있었던 것.
양동근은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며, 당시 자신의 모습은 그저 '연기 기계'같았다고 털어놨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속 그의 명연기도 스스로는 "'연기 기계'의 모습처럼 기억되고 있다"고 말했다.
맏형으로서 '뉴논스톱'을 든든하게 지켰던 이민우의 하차에도 감춰진 이야기는 있었다. 시청률이 답보상태에 이르며 하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던 것. 당시에는 동료들에게 감췄던 사실을 밝혀 동창회 자리에 모인 다른 이들을 놀라게 했다.
김정화 역시 밝고 씩씩한 막내처럼 보였지만, 능숙한 듯 연기를 하는 언니 오빠들과 달리 어렵게 하루하루 해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죽음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오는 8일 방송되는 '청춘다큐 다시,스물'은 2부에서는
이날 방송된 '청춘다큐 다시,스물'은 3.2%(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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