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최지원 인턴기자]
배우 김수미가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25일 방송된 TV조선 교양프로그램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는 김수미의 인생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날 김수미는 데뷔 시절부터 그녀의 인생작 중 하나인 ‘전원일기’ 시절까지 회상했다. 김수미는 “원래 꿈은 연기자가 아닌 작가였다”고 밝혔다. 서강대학교 국문학과에 합격했으나 당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본 탤런트 시험에 합격,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김수미는 데뷔와 동시에 서구적인 마스크로 주목을 받으며 배우 '나탈리 우드 닮은꼴'로 화제가 됐다고.
그러나 김수미가 대중에 이름을 알린 작품은 스물아홉 살에 만나게 된 MBC 드라마 ‘전원일기’. 김수미는 “사실 그 일용 엄마 역할이 나와도 되고, 안 나와도 되는 역할이었다. 이를 우리 업계에서는 '깍두기'라 한다”며 “일용 엄마한테는 아무 신경을 안 썼다. 첫 녹화 때 ‘일용아, 해가 중천에 떴는데 빨리 일어나라’ 이 한마디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걸 스물아홉 살 때 연기했으니 그냥 내 목소리로 하면 아무 매력이 없더라. 어차피 망가진 거 확실하게 망가지자 싶었다. 그때는 흑백이었으니까 분장보다 목소리를 바꿔야 되겠다 싶어 목소리를 바꿔서 대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녀의 목소리 변신에 피디도 극찬을 보냈고 김수미는 그렇게 일명 깍두기에서 주연을 맡게 됐다.
김수미는 ‘전원일기’로 최우수상과 대상까지 거머쥐었지만, 심적 고통도 있었다. 김수미는 “(드라마에서) 일용 엄마가 사라졌던 3개월이 있다. ‘전원일기’ 녹화 당일에 제주도로 도망가 3개월 동안 출연을 안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머리 삭발하고 도망 다녔는데 그때 ‘조용필 TV 쇼’에는 나갔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당시 제작국장이 ‘전원일기’ 배역 없앴다고 하길래 없애라고 했는데 김혜자 선생님이 ‘일용이네 집을 없애려 한다. 박은수(일용이) 씨하고 김혜정(일용이 처) 씨는 월급 타듯이 출연료를 받는데 네가 두 집안이 생계를 끊을래?’라고 하시더라”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출연하겠다고 국장님에게 전화하고 극으로 돌아갔다”고 말했
한편 ‘전원일기’는 1980년 시작해 2002년까지 무려 22년 동안 방영된 농촌 드라마. 긴 시간 동안 시청자들과 울고 웃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수미는 극 중 60세 노인 일용 엄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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