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욱 감독이 기존의 라바 시리즈와 '라바 아일랜드'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제공|넷플릭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투바앤과 손잡았다. 한국 애니메이션 ‘라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라바 아일랜드’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것. ‘라바 아일랜드’의 안병욱 감독(35)을 최근 만나 인터뷰했다.
‘라바 아일랜드’는 미스터리한 외딴 섬으로 옮겨져 더욱 커지고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두 마리 애벌레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지난달 19일 넷플릭스에서 13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내년 상반기 13개의 에피소드가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라바’는 주인공 애벌레 레드와 옐로우를 중심으로 좌우충돌 에피소드를 그린다. 2011년 공개된 후 친근하고 코믹한 에피소드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 사로잡았다. ‘라바’는 맹주공 감독의 두 아들로부터 시작됐다. 안병욱 감독은 “저는 ‘라바 아일랜드’부터 감독을 맡게 됐다. 그 전에는 맹주공 감독이 맡으셨다. 맹 감독님이 두 아들을 보고 연상한게 첫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왜 벌레를 주인공으로 선택했을까. 안병욱 감독은 “친근감 있는 다른 동물 캐릭터도 많지만, 벌레 캐릭터가 희소성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들의 선택은 적중했다. 급한 성격에 질투심 많은 레드와 바보스러우면서도 느끼한 옐로우의 ‘덤앤더머’같은 슬랩스틱 몸개그는 전세계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라바’ 시리즈는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했고, 2014년과 2016년 국제 에미상 키즈 어워즈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저희 회사는 ‘라바’ 시리즈 이전에 슬랩스틱 코미디를 제작했고 최적화 되어 있었어요. 대사가 없어서 세계적으로 통할 수도 있었다고 봐요. 이미지만 봐도 통하니까요. 그래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내세웠어요. 대사 없이 스토리를 전달하는게 제약이었지만 동시에 플러스가 됐어요. 행동이나 표정 등으로 진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게 라바의 장점이 됐어요.”
↑ 안병욱 감독이 `라바 아일랜드`에 대사가 들어간 이유를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
‘라바 아일랜드’는 레드와 옐로우의 티격태격 슬랩스틱 코미디에 화려한 색채감으로 무장했다. 무인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담겼고, 또다른 벌레와 사람의 등장으로 한층 더 풍성한 그림과 이야기가 탄생됐다. 또한 기존 ‘라바’ 시리즈가 에피소드 당 1~2분 내외로 이뤄졌다면, ‘라바 아일랜드’는 7분 내외로 구성됐해 재미를 높였다.
안병욱 감독은 “기존의 라바는 짧은 시간에 웃겨야 하니 타이밍이 빠르다. 순간의 장면을 기억하지만 내용을 기억 못하는 게 많다. ‘라바 아일랜드’에는 한 에피소드마다 기승전결을 넣어 꾸려보려 했다. 전체 시즌을 봤을 때도 흐름이 느껴지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물론 레드와 옐로우의 장점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둘이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고 엉뚱한 짓을 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슬랩스틱만으로 규정 짓고 싶지 않아서 멜로 짙은 연기를 넣기도 했다. 벌레들이 그러고 있으니까 자연스레 웃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대사도 들어갔다. 일부에서는 ‘라바 아일랜드’에 대사가 등장하자 ‘배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안병욱 감독은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캐릭터들을 ‘의인화’한다. 그런데 사람이 대사를 안하면 오히려 답답할 것 같았다. 그래서 넣게 됐다. 무인도라 혼자이다보니 얼마나 대사를 하겠냐 싶었고 최소한의 대사를 넣었다”며 대사를 넣은 이유를 설명했다.
↑ 안병욱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팬들과 만나게 된 것은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제공|넷플릭스 |
그는 사람들의 반응을 자주 찾아본다며 “사람들이 재미있어 해주는 걸 보는 행복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라바 아일랜드’를 볼 수 있게 됐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다 똑같다. 혼자 보려고 만들지 않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수익이 창출되고 순환되면 건강하고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병욱 감독은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와 손잡은 것을 두고 “세계적인 플랫폼과 작업하게 됐다. 국내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다. 국내 시장은 좁지만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다. 전세계에 가입자를 두고 있는 넷플릭스와 함께하게 된 건 좋은 기회”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라바도 이제 시작이죠. 글로벌한 작품이 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라바가 유명하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한국 애니메이션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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