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ㅣ로네뜨 |
<공연리뷰>뮤지컬 ‘랭보’, 아름다운 시, 감미로운 선율에 물들다
‘시인의 왕’이라 불린 폴 베를렌느(1844~1896)와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1854~1891)의 아름다운 시에 감미로운 선율이 함께하니, 이런 금상첨화가 없다.
뮤지컬 ‘랭보’는 시대를 풍미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간 영원한 방랑자 랭보, 베를렌느, 그리고 랭보의 둘도 없는 친구 들라에의 여정을 통해 20년에 걸쳐 펼쳐지는 세 인물의 이야기, 그리고 베를렌느와 들라에의 기억 속에 남은 랭보의 이야기를 다룬다.
뮤지컬은 이렇게 시작한다. 들라에는 죽은 랭보가 아프리카에 두고 온 마지막 시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베를렌느에게 함께 아프리카에 가자고 제안한다.
랭보는 7살 때 처음 소설을 쓴 뒤 독창적인 글로 ‘천재’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인물이다. 자신을 ‘투시자’라고 자처한 랭보는 17세에 베를렌느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를 만나러 파리로 향한다. 베를렌느는 17세 랭보의 시에 매료돼, 가족과 모든 것을 버리고 랭보와 함께 파리를 떠난다.
그러나 두 사람에겐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베를렌느는 랭보의 어머니에게 고소당하고, 자신의 아내에겐 이혼을 요구 당한다. 금전적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베를렌느는 다툼 끝 랭보에게 총을 쏘고 만다. 베를렌느는 자신에겐 “시를 쓸 조금의 시간과 랭보만이 필요했다”고 외친다.
‘랭보’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들라에와 랭보, 베를렌느와 랭보, 그리고 들라에와 베를렌느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리고 들라에와 베를렌느는 랭보의 마지막 시를 찾아가는 여정의 끝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 사진제공ㅣ로네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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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에 붙은 감미로운 선율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베를렌느가 쓴 ‘초록’은 단연 압군이다. ‘여기 과일들, 꽃들, 나뭇잎들, 나뭇가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 때문에 뛰는 내 가슴이 있어요. 당신의 하얀 손길로 내 가슴에 상처를 주지 마오’라는 시 구절과 동화적인 운율은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또 랭보의 ‘취한 배’와 베를렌느의 ‘하얀 달’에 선율을 붙여 부른 곡은 ‘재해석’의 매력을 설득력 있게 선보인다.
다만 랭보와 베를렌느, 그리고 들라에의 20년이란 긴 세월을 2시간 안에 표현내려다보니 서사의 면에선 부족함이 보인다. 또
랭보 역에 박영수, 정동화, 손승원, 윤소호, 베를렌느 역에 에녹, 김종구, 정상윤, 들라에 역에 이용규, 정휘, 강은일이 출연한다.
뮤지컬 ‘랭보’는 2019년 1월 13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