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이슈]오초희·산이, ‘이수역 폭행 사건’ 언급만으로 뭇매, 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우주 인턴기자]
배우 오초희, 래퍼 산이가 ‘이수역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곤혹을 치렀다. 오초희, 산이는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에 관심을 보인 것이나 이 사건이 '여혐 vs 남혐 논란'으로 번지고, 경찰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니 경솔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수역 폭행 사건'은 A(21)씨 등 남성 3명과 B(23)씨 등 여성 2명이 지난 13일 오전 4시쯤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말싸움을 벌이다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이다. 욕설과 폭행을 둘러싼 여성 측과 남성 측 주장이 엇갈려 경찰은 남성 3명과 여성 2명을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여성 측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퍼졌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오며 관심이 집중됐다.
1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해자는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았다.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보고 ‘메갈X’이라며 욕설과 비하 발언을 했고, 때리는 시늉까지 했다”며 “폭행당한 피해자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머리가 찢어졌고 피해자 중 한 명은 쓰러졌다”고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합당한 처벌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15일 오후 하루 만에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관계당국의 답을 기다리게 됐다.
사건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오초희와 산이는 각각 자신의 SNS에 이 사건을 언급했다.
오초희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머리 짧다고 때렸다던데..나도 머리 기르기 전까지 나가지 말아야 하나…날씨도 추운 것도 무서운데 역시”라는 글과 함께 피해자의 폭행 흔적 사진을 게재했다.
여성 측이 폭행을 당했다고 판단한 누리꾼들은 오초이의 글에 공감했지만 다른 누리꾼들은 “아직 조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한 쪽 입장만 들었다”, “민감한 사항인데 성급하다” 등 오초이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결국 오초희는 논란이 된 글을 삭제하고 SNS 계정을 비공개 전환한 뒤 사과문을 남겼다. 오초희는 "우선 제가 개인 SNS에 올린 글이 하루종일 언론에 시끄러운 이슈가 된 점 사과드린다"며 "이수역 사건 관련 기사들을 보고 기사들의 내용에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는 부분이 있어, 이를 언급하며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초희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경솔하게 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과 기분이 상하신 분들 및 주위에 걱정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린다"며 앞으로 항상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히 행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래퍼 산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수역 사건 새로운 영상”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 한 편을 올렸다가 오초희에 이어 논란의 한 복판에 서야 했다.
산이가 게재한 영상에는 사건 당사자들이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여성들은 “너네 여자 만나본 적도 없지”라며 남성들을 조롱했다. ‘이수역 폭행 사건’이 “머리가 짧고 화장을 안 했다는 이유로 맞았다”는 여혐 논란과 “여성들이 먼저 신체를 비하하고 성희롱 했다”는 남혐 논란으로 일파만파 파장이 인 가운데 산이의 영상은 일부 누리꾼들의 비판을 샀다.
누리꾼들은 산이가 올린 영상이 불법 촬영 영상이고, 여성들의 발언 만을 게재해 악의적인 의도가 있으며, 또한 아직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런 영상은 2차 가해"라는 비판도 나왔다. 심지어 한 누리꾼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불법촬영물로 2차 가해하는 남래퍼 ‘산이’와 불법영상을 업로드한 작성자의 처벌을 청원한다”는 청원까지 올렸다.
'이수역 폭행 사건'은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민감한 이슈인 '여혐vs남혐' 논란으로 번졌다. 그렇다보니 오초희, 산이 등이 SNS에 올린 의견과 영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한편, 이수역 폭행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남성 3명, 여성 2명을 포함한 총 5명을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양측 다 입건한 것"이라며 "사건의 발단, 경위, 피해 상황 등을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 정당방위 해당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당사자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양측이 다 거부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오초희 SNS, 스타투데이DB[ⓒ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