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찬미’ 이종석과 신혜선이 비극적인 사랑을 시작했다.
27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사의 찬미’에서는 천재 극작가 김우진(이종석 분)과 조선 최초의 여성 소프라노 윤심덕(신혜선 분)의 운명적인 만남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우진은 "세상이야 학대를 말든 나라는 것을 존중히 여기게. 사람을 사랑하게. 사람이란 다 사람이니 다 같은 운명의 학대를 받지 않나. 사람은 다 불행하네"라고 대본을 읊었다. 그는 자신이 읽은 대본을 순회공연 첫 무대로 올리겠다고 했고, 동료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김우진은 "이번 순회 공연은 조선 예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윤심덕은 홍난파(이지훈)의 제안에 조선 유학생들의 동호회에 합류했다. 그는 혼자 책을 읽고 있는 김우진의 목소리에 이끌려 들어갔다가 "멋대로 들어오라고 한 적 없다"며 김우진의 차가운 반응에 당황했다. 이어 홍난파가 등장해 두 사람은 겨우 통성명을 했다.
하지만 윤심덕은 “반갑다"고 악수를 청한 김우진에 "난 별로"라며 악수를 거절하며 까칠한 첫 만남을 가졌다. 이어 김우진이 "연기를 곧잘 한다고 들었다. 우리와 함께 공연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윤심덕은 "거절하겠다. 그런 시간 낭비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돌아섰다.
하지만 김우진이 “조선 사람이라면 조선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하지 않냐”고 말해 윤심덕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에 윤심덕은 “조선 사람이라 안 하겠다는 거다. 나, 겨우겨우 유학 온 사람이다. 괜히 그러다가 소프라노 못 되면 책임질 거냐. 나라가 그 모양인데 나라도 잘 살아야죠"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우진도 ”어차피 성악 전공이라 연기는 기대도 안 했다. 잘 사시게”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윤심덕은 바로 마음을 바꾸고 신극에 합류하기로 밝혔다. 자신을 무시하는 김우진의 실력을 확인하고자 한 것.
이후 윤심덕은 첫 만남 이후부터 신극 연습을 하는 동안 자신을 무시하는 김우진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나라 걱정은 안중에도 없는 한심한 사람이라고 여기잖냐. 이미 빼앗긴 나라에서 신극이니 양학이니 조선 사람들한테 그런 거 소개해봤자 무슨 소용 있냐"고 투덜거렸다.
이에 김우진은 "내 나름의 방식으로 조국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비록 나라는 짓밟혔어도 조선 사람들의 얼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신극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심덕 씨도 그런 마음으로 노래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윤심덕은 "날 무시한 게 아니면 아까 연습할 때 다른 단원들에겐 다 말해줬으면서 왜 내 노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했냐”고 따졌다. 이에 김우진은 "할 말이 없어서 안 한 거다. 내가 뭐라도 보탤 말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였다"라고 말해 윤심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김우진에 호감을 느끼게 된 윤심덕은 그가 아프다는 말에 직접 죽을 끓여서 가져갔고, 그가 쓴 희곡을 읽고 그의 천재적인 재능에 감탄했다.
하지만 신극을 준비하던 이들에게 위기가 왔다. 일본 군인들이 불시에 들이닥치며 단속에 나선 것. 이에 김우진은 동우회 대표로 일본 군인에 조선어로 답하며 맞섰다. 그는 일본 군인의 명령에 불응, “내 본국은 조선이다. 그러니 조선어로 말하는 것”이라며 애국심을 드러내 긴장감을 자아냈다.
결국 김우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은 겁을 먹고 신극 준비를 두려워했다. 이에 윤심덕이 "왜들 이렇게 겁이 많냐. 다들 우리 땅에서 우리말로 공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 거 아니냐. 총감독인 우진 씨가 괜찮다고 했으니 아무 일 없을 거다. 그러니 다시 힘내자"며 김우진을 도와 단원들을 격려했다.
이후 윤심덕은 김우진에게 “처음엔 우진 씨가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설령 우리가 아무것도 못해도 상관없다. 희망을 갖고 시도한다는 게 중요하다. 고맙다. 내 생각이 바뀌게 해줘서”라고 말했고, 김우진도 "내 진심을 알아줘서 나도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후 두 사람과 단원들은 조선에서 순회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회식 자리를 가졌다. 김우진을 향한 윤심덕의 마음을 눈치챈 홍난파가 "우진 씨를 좋아하냐 아니면 사랑하냐. 여기서 멈춰라. 마음이 커질수록 고통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
결국 김우진은 순회공연의 책임자라는 이유로 일본 군인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조명희(정문성 분)는 김우진이 잡혀간 이유에 대해 알아봤고 "그 대사 때문이라더라. 10년 전에는 자유가 있었지. 하지만 지금 이 땅에 자유란 없네"라며 탄식했다.
방송 말미, 윤심덕은 피투성이로 풀려난 김우진의 모습을 보고 눈물 흘려 비극적 사랑의 서막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