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냉정한 극장가다. 스타의 이름값도, 반가움도, 화제성도 흥행을 보장하진 못한다. 마음을 뒤흔들만한 (작품 내적인) 킬링 포인트가 있어야만 관객의 선택받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뷰티플 데이즈’는 예상보다 더 씁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
이나영의 출연만으로도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영화는 올해 부산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되며 개봉에 이르기까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반가움만으로, 미미한 어떤 의미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결국 시작은 화려했지만 퇴장은 초라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달 21일에 개봉한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나영의 6년만 복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고, 사실상 저예산 영화로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수준의 홍보 효과를 누렸다.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아픈 역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여성을 담백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이나영의 진정성 있는 연기에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그 이상의 어떤 매력을 어필하진 못한 게 사실. 일단 보고나면 의미 없는 작품이란 없지만, 꼭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킬링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던 만큼 흥행 면에선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3억 2천만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 시나리오를 읽은 이나영이 단 번에 “꼭 하고 싶었던 영화”라며 단번에 출연을 결정, 자신의 개런티를 제작비에 써달라며 출연료도
현재 이나영은 차기작으로 선택한 드라마 촬영에 한창이다. 스크린의 아쉬움을 브라운관에서는 달랠 수 있을지, 이번엔 보다 대중과 폭넓은 소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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