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예능으로 도움닫기 제대로 '뜬' 가수 ③ 래퍼 마미손
2018년 힙합신에 혜성처럼 등장한 '핫' 래퍼가 있다. 주인공은 Mnet '쇼미더머니777'을 통해 대중에 첫 선을 보인 래퍼 마미손이다.
핑크빛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마미손은 지난 9월 7일 '쇼미더머니777' 첫 방송부터 화제였다. 마미손은 복면으로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감추려 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야, 너 언제 왔어?", "너 맞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일찌감치 정체를 알아차렸다. 목소리만 들어도 랩을 즐기는 많은 이들이 간파할 수 있는, 목소리와 랩 스킬이 '지문'인 그였지만, 마미손은 "희한하게 얼굴을 가리면 자신감이 샘솟는다. 그래서 복면을 벗을 수 없다"며 끝내 복면을 벗지 않았다.
실력자로 정평난 마미손이었지만 그는 뜻밖의 가사 실수로 '쇼미더머니777'의 첫 번째 래퍼 평가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마미손의 '쇼미더머니777' 레이스는 그렇게 싱겁게 끝났지만 탈락 이후에도 그는 래퍼 매드클라운과 동일인물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게 그의 계획이었을까.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는 올해의 유행어를 남긴 마미손의 '큰 그림'은 탈락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먼저 마미손은 유튜브를 통해 자작곡 '소년점프'를 공개헀다. 뮤직비디오 속 마미손은 '폭염에 복면 쓰고 불구덩이 처박힌 내 기분을 니들이 알아?' '한국 힙합 망해라' 등의 위트 있는 가사와 '병맛' 스토리 전개로 누리꾼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후에도 매드클라운과 마미손의 흡사 '1인2역' 같은 SNS도 누리꾼 사이에 계속 화제가 됐다. 매드클라운은 마미손 고무장갑 600개가 선물로 왔음을 인증하며 "왜 이걸 나에게"라는 태그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마미손의 행보에 "너무 상업적인 것 아니냐"는 일갈을 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설전'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셀프 홍보'로 비춰질 법한 전개였지만 이 역시 매드클라운, 아니 마미손의 큰 그림이었을 터다.
아이러니하게도 '쇼미더머니777' 레이스를 끝까지 펼친 타 래퍼들보다 화제성, 인지도 면에서 마미손이 한 수 위였다. 급기야 마미손은 '쇼미더머니777' 결승전 축하 무대에 나서 "한국 힙합 망해라"를 생방송으로 외치는가 하면, 지난 14일 열린 2018 마마 IN 홍콩'에서는 대세 걸그룹 모모랜드와 함께 기똥찬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아시아 음악팬들 앞에 서기도 했다.
마미손의 성공에 따른 수혜자(?)는 또 있다. 바로 그와 동일인물로 추정되는 매드클라운이다. 마미손이 화제가 된 이후 그는 MBC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예능 및 라디오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하며 어느 때보다 활발히 활동했다. 매드클라운을 바라보는 대중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마음이었지만 마미손과 매드클라운의 허를 찌르는 유쾌한 행보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