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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들에 바치는 헌사 ‘레토’ [M+Moview]

기사입력 2018-12-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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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토’ 포스터 사진=(주)엣나인필름, 세미콜론스튜디오
↑ 영화 ‘레토’ 포스터 사진=(주)엣나인필름, 세미콜론스튜디오
[MBN스타 김노을 기자] 멜랑콜리하면서도 재기발랄하고 진지하지만 장난스럽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한국계 러시아 가수 빅토르 최의 이면이 ‘레토’에 담겼다.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는 1981년 레닌드라드를 배경 삼는다. 시대의 억압을 거부하는 뮤지션 빅토르 최(유태오 분), 금기의 록 음악을 열망하는 마이크(로만 빌릭 분) 그리고 그의 매력적인 뮤즈이자 낭만을 잃지 않는 나타샤(이리나 스타르셴바움 분)의 눈부신 여름날이 스크린을 수놓는다.

당대 소련은 공산주의 국가체제였다. 젊은이들은 미국발 로큰롤을 몰래 즐기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했다. 그 중심에 자유를 갈망한 빅토르 최가 있었고, ‘레토’는 이를 오롯이 담아냈다.

러닝타임 내내 다양하게 흐르는 음악은 ‘레토’만의 매력이다. 토킹 헤즈, 이기 팝, 티렉스, 루 리드 그리고 데이비드 보위까지 국경을 초월한 이들의 음악은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 연장선에서 영화는 자주 뮤직비디오의 탈을 쓴다. 흑백의 고전미와 그래피티(길거리 낙서)를 연상케 하는 그림, 글귀가 만나 독특한 영상을 완성했다.
영화 ‘레토’ 스틸컷 사진=(주)엣나인필름, 세미콜론스튜디오
↑ 영화 ‘레토’ 스틸컷 사진=(주)엣나인필름, 세미콜론스튜디오

‘레토’는 음악 영화이지만 음악을 향한 갈구만 줄줄 늘어놓지 않는다. 그 안에는 음악이라는 공통점으로 뭉친 빅토르, 나타샤, 마이크의 삼각관계도 한 축을 이룬다. 이들의 묘한 관계는 영화 후반부까지 지속되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세 사람의 관계성이 깨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불륜이나 이기심으로 보일 수 있을 법한 상황에서도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인물의 판단을 묵묵히 지켜보게 만드는 건 오롯이 감독의 역량이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영화 곳곳에 독특한 영화적 장치를 부여,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음악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빅토르와 마이크, 나타샤가 주축을 이루는 무리 중 한 남자는 유일하게 관객에게 말을 거는 인물이다. 그들의 자유로움이 폭발하는 기차 액션씬, 트램씬, 영화관을 연상케 하는 록 클럽씬 등에서 그 남자는 카메라를 응시한 채 “이건 없었던 일”이라고 말하거나 해당 문구가 적힌 종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들은 그들의 혈기나 낭만을 ‘허구’라고 명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앞서간 이들을 동경하는 후대의 헌사이기도 하다.

감정을 강조하는 클로즈 업이나 흐름을 끊는 컷(CUT)을 남발하지 않는 촬영도 눈여겨 볼 만하다. ‘레토’는 롱 테이크를 주로 사용함으로써 인물과 인물, 배경과 인물을 분리시키지 않는다. 이것은 인물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목표로 뭉친 관계임을 시사한다. 여기에 프랑스 고전 영화에서 자주 차용된 ‘소격효과’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도 적지 않은데, 이는 과거 뉴웨이브를 불러일으킨 선배 예술가들에 대한 감독의 오마주로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는 자유로움과 사랑스러움 그 자체다. 조연 한 사람까지도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고, 주역인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은 안정적인 호흡으로 말이 필요 없는 연기 앙상블을 선사한다.

유니크한 고전미와 재기발랄함으로 중무장한 영화 ‘레토’는 오는 1월 3일 개봉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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