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완벽한 타인, 보헤미안 랩소디 포스터 |
뇌리에 깊이 각인시키는 진정성 있는 연기력을 펼친 배우들의 활약도 작품 흥행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다수의 작품으로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력을 폭발시킨 배우부터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한 패기 넘치는 신인,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탈피한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꾀한 배우 등의 활약은 작품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 입소문, 이제는 흥행 성패 가르는 key
점점 비싸지는 영화 관람료. 관객들은 더욱 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CGV가 분석한 2018 영화시장 결산에 따르면 관람 전 관객당 평균 3.7회 정도 영화 정보를 검색해본다. 이러한 검증 방식은 작품의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
이승원 마케팅담당은 “연령이 어리고, 라이트 유저(Light User) 일수록 자신이 볼 영화에 대해 정보를 탐색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관객들은 더 이상 단순히 배우, 감독, 예고편 등과 같은 영화 내적 요인만 가지고 영화를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입소문 흥행은 영화 ‘곤지암’ ‘완벽한 타인’ ‘보헤미안 랩소디’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곤지암’(감독 정범식)은 최근 몇 년 간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공포영화의 흥행을 이끈 주역이다. 관객들이 전하는 리얼한 관람 후기가 1020세대 관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입소문 신드롬 덕을 톡톡히 본 ‘곤지암’은 최종 관객 267만 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약 60만 명)의 네 배 이상의 기록을 세웠다.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2018 한국 코미디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작품이다.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조근 조근 관객을 향해 던지는 코믹한 대사들과 배우들의 호연과 케미, 일상에 파고든 스마트폰의 존재 등 여러 요소들이 재미와 공감을 불렀던 ‘완벽한 타인’은 꾸준한 입소문으로 인해 20대 관람객은 물론 30대, 40대 등 폭 넓은 연령대의 관객들을 극장가로 이끌었다.
10월 31일 개봉 이후 현재까지도 관객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도 입소문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이는 입소문만으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주행하는 개싸라기 흥행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전설의 록 밴드가 된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8주차에도 꾸준한 흥행세를 보이며 역대 음악영화들을 모두 제치고 독보적인 흥행 신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신드롬은 특별관 최대 관객 수 기록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봉 이후 3주간 주말 관객만 따졌을 때 일반관 평균 좌석율은 40%인데 반해 메가박스의 사운드 특별관 MX 전체 평균은 69%, 코엑스점 MX는 85%를 기록해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한 인기를 증명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지난 주말 사운드 특별관 MX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개봉 전 주 주말 MX 관객 수 대비 2.5배 늘었다”라며 “여느 다른 음악 영화보다 퀸의 전설적인 명곡을 최상의 사운드에서 즐기려는 관객들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개봉일부터 11월 30일까지 CGV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2D 일반 좌석 점유율은 주말 기준 47%인 데 반해 스크린X는 61.3%로 더 높았다. 스크린X에 싱어롱 버전을 더해 상영할 시 주말 좌석 점유율은 80% 넘게 치솟은 기록을 보였다.
↑ 김혜수, 진서연, 김다미, 한지민 사진=국가부도의 날, 독전, 마녀, 미쓰백 스틸 |
◇ 갈증 풀어준 여풍
배우 김혜수, 한지민, 진서연, 김다미 등. 올해는 충무로를 빛낸 여자 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눈부셨던 해이다. 이들은 여배우 중심의,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에 대한 그간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혜수는 영화 ‘국가 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에서 강한 신념과 전문성으로 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인물인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경제전문가이자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소시민들을 누구보다 위하는 인물로 분한 그는 신념과 소신이 일치하는 뜨거운 심장을 지닌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흔들림 없는 돌파력과 굳은 신념을 가진 캐릭터를 특유의 카리스마로 완성한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을 이끌며 독보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올해 새 옷을 입은 대표적인 배우는 한지민이다. 한지민은 그동안의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을 통해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렸다. 세상을 등진 여자 백상아 역을 완벽히 소화해낸 그는 사회 전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여러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저 미친 여자는 누구야?’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을 보고 나온 관객이라면 한 번쯤 내뱉었을 말이다. ‘독전’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진서연은 아시아 지역의 마약 유통에 관여하는 파트너 보령으로 분해 故 김주혁과 호흡했다. 관객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던 그는 대종상 여우조연상 등 각종 시상식
김다미는 올해 괴물신인으로 불렸던 배우다. ‘마녀’(감독 박훈정)로 얼굴을 비춘 그는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자윤 역에 캐스팅됐다.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 속에서 베일을 벗은 ‘마녀’는 성공적이었다. 김다미는 안정적인 연기에 스타일리시한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끌고 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