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믿고 본다, 지상파 따돌린 명작 매치 [M+연말결산…케이블 드라마]

↑ ‘마더’ ‘나의 아저씨’ ‘미스터 션샤인’ ‘백일의 낭군님’ 사진=tvN

[MBN스타 김솔지 기자] 2018년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한 명작들이 여럿 등장했다. 팍팍한 현실을 딛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안기기도 했고, 말라붙었던 연애세포를 소생시켜주기도 했으며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 강렬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케이블 드라마에선 대한민국 톱배우들과 스타 감독, 작가들의 활약상이 빛났다. 눈을 즐겁게 하는 캐스팅은 물론,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성과 흥행성까지 고루 갖추며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할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높아진 시청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듯 기대에 충족하는 결과물을 낳았다.

◇ 시청자 입맛 저격 = tvN 드라마

올해에도 tvN 드라마는 풍성한 라인업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화제성면에선 지상파와의 경쟁에도 뒤지지 않는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특히 tvN 수목극, 주말극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수목극 ‘마더’는 이보영과 허율, 이혜영, 고성희를 둘러싼 가슴 시린 모녀 로맨스로, 매회 시청자를 눈물 짓게 만들었다. 원작인 동명의 일본드라마와는 또 다른 감동으로 올해 수목극 스타트부터 새로운 명작을 탄생시켰다.

‘마더’의 바톤은 ‘나의 아저씨’에게 넘겨졌다. ‘나의 아저씨’는 여러모로 잡음이 많았던 드라마다. 시작부터 제목 논란에 휩싸이더니 수위 높은 폭력씬, 자극적인 장면에 대한 지적이 따랐고,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오달수의 불미스러운 하차까지,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다. 초반 문제작으로 주목받았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평범한 인물들이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을 보듬어 가는 과정은 보는 이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안기며 매주 최고 시청률을 경신, 많은 시청자에게 ‘인생 드라마’로 거듭났다.

후속작 또한 좋은 기운을 이어갔다. 박서준·박민영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지성·한지민의 ‘아는 와이프’, 현재 방영 중인 송혜교·박보검의 ‘남자친구’까지. 로맨스 장인들의 만남으로 안방극장을 흐뭇하게 만들었으며, 환상적인 캐스팅과 탄탄한 서사, 묵직한 울림까지 선사하며 tvN 드라마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은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이응복 연출, 김은숙 극본에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등의 캐스팅이라니,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첫 회부터 8.9%의 시청률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마지막 회 18.1%의 시청률로 tvN 역대 드라마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자랑했다. 뛰어난 작품성과 감각적인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 등이 어우러져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tvN 월화극은 ‘크로스’, ‘시를 잊은 그대에게’,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식샤를 합시다3’까지, 잇단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최저 시청률 0.769%를 나타내 굴욕을 맛보기도. 다행히 ‘백일의 낭군님’의 등장으로 긴 침체기를 끝냈다. ‘백일의 낭군님’은 첫 회 시청률 5%대로 시작해 7회 방송분부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 마지막 회 시청률 14.4%를 보이며 tvN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월화극의 잔혹사를 끝낸 완벽한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 ‘라이프 온 마스’ ‘보이스2’ ‘손 the guest’ ‘플레이어’ 사진=OCN

◇ 꾸준한 인기, 흥행 순항 = OCN 드라마

올해 OCN 드라마는 장르물의 명가답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는 액션, 수사,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뿐만 아니라 샤머니즘과 엑소시즘 장르를 새로이 선보이며 장르물의 범위를 넓혀갔다.

영국 BBC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라이프 온 마스’는 매회 시청자를 충격과 소름으로 물들였다. 쫄깃한 미스터리와 흥겨운 복고 수사의 완벽한 시너지로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자아냈다. 이는 고스란히 시청률로 증명됐다. 마지막 회 시청률 평균 5.9%, 최고 6.4%를 나타내며 뜨거운 호평 속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보이스2’는 시즌1과는 또 다른 스릴 넘치는 추격 수사로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다. 7%의 시청률로 OCN 오리지널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 내년 방영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손 the guest’는 OCN이 새롭게 신설한 수목 오리지널 블록의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한국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시도하는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의 결합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겼으며, 김동욱, 김재욱, 정은채 등 배우들의 매회 소름 돋는 열연으로 장르물의 진화를 이끌었다.

‘OCN=장르물’의 공식을 또 한 번 입증시킨 데에는 ‘플레이어’도 한 몫 거들었다. 송승헌, 정수정, 이시언, 태원석의 끈끈한 케미와 부패 권력 집단을 유쾌 통쾌하게 응징하며 대리만족을 선사한 ‘플레이어’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자아내며 최고 시청률 5.8%로 막을 내렸다. /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