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땐뽀걸즈’는 마지막까지 사랑스러웠다. 거제 아이들의 성장기를 담은 ‘땐뽀걸즈’는 시청률로만 평가하기엔 아쉬운 작품이었다.
KBS2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 연출 박현석)가 25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땐뽀걸즈’는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업의 도시 거제에서 ‘땐’스 스‘뽀’츠를 추는 여상아이들을 그린 8부작 성장드라마.
김시은(박세완)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엄마 박미영(김선영)과 친구들은 시은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담임 선생(장성범)은 시은 대신 대학교에 서류를 접수하기도. 결국 김시은은 세 곳에서 서류 시험을 통과했다.
김시은은 고민 끝에 실기시험을 봤다. 김시은은 면접에서 영화를 하고 싶은 이유를 묻자 대답하지 못했다. 두 번의 시험에 떨어진 김시은은 작아졌다. 마지막 시험을 포기하려고 했던 김시은은 시험 당일 마음을 바꿨다.
김시은은 영화를 하고 싶은 이유를 설명했다. “진짜 같은 가짜”지만, 사람들에게 마법 같은 환상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김시은의 진심은 통했다. 김시은은 대학교에 추가 합격했고, 박미영은 김시은을 안아줬다.
땐뽀반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찾아나섰다. 김시은은 대학교에, 또 다른 아이들은 취업에 뛰어들었다. 졸업을 앞두고 땐뽀반 아이들은 이규호(김갑수) 선생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기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가짜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에게 진짜가 되어준 좋은 어른, 좋은 선생과 작별을 고한 것.
하지만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박혜진(이주영)은 홀로 거제를 떠났다. 졸업도 하지 못한 그는 이규호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대학교에 진학한 김시은은 권승찬(장동윤)과 재회했다. 권승찬은 “아버지에게 다 들었다”며 김시은을 찾았고,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김시은은 엄마에게 전화했다. 그는 “엄마 행복한 거 다 안다. 나도 꼭 행복해질게”라고 말했다.
김시은은 자신의 고향을 떠올리며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나를 키운 나의 엄마, 나의 고향, 안녕”이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렇게 ‘땐뽀걸즈’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방송된 다큐멘터리 ‘KBS 스페셜: 땐뽀걸즈’를 드라마화한 ‘땐뽀걸즈’는 거제 아이들의 청춘을 신선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다큐를 기반으로 한 ‘땐뽀걸즈’는 드라마화를 위해 남자 캐릭터 권승찬 등 여러 설정을 추가하며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큰 이야기는 다르지 않았다. ‘땐뽀걸즈’는 좋은 선생을 만나 댄스스포츠를 배우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잔혹한 현실에 주저앉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춤을 추며 변화했고 성장했다. 무엇보다 김시은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학교, 친구, 가족, 꿈 등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땐뽀걸즈’는 아쉽게도 평균 2%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7%라는 최저 시청률도 있었다. 그러나 시청률로만 평가하기엔 좋은 작품이었다.
KBS 드라마스페셜 ‘혼자 추는 왈츠’ ‘개인주의자 지영씨’ ‘빨간 선생님’을 집필한 권혜지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개인주의자 지영씨’ ‘함부로 애틋하게’를 연출한 박현석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미가 더해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박세완은 차진 사투리와 함께 김시은이란 인물을 화면 속에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엄마 역을 맡은 김선영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몰입감을 높였다. 장동윤 역시 드라마에 새롭게 추가된 귀여운 직진남 권승찬 역을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함
이주영 주해은 신도현 이유미 김수현도 개성 넘치는 땐뽀반 아이들을 찰떡같이 그려내며,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김갑수와 김선영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줬다.
‘땐뽀걸즈’는 우리 가족과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살아 있는 인물들의 성장기를 통해 깊은 울림과 힐링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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