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도 연예계는 시끌벅적했다. 뜨겁고 황당하고 안타깝고 뿌듯했던, 쇼킹한 일들로 가득했던 한 해, 안타까운 건 좋은 일 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 그리고 각종 논란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상반기 연예 문화계를 중심으로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미투(#Metoo, 성폭력 폭로 캠페인)’는 연말에 연예인 가족의 빚 폭로를 둘러싼 ‘빚투(빚+미투)’ 쓰나미로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SNS 전성시대를 맞아 다양한 형태의 논란과 설전이 온라인에서 시작돼 사실 확인이 되기도 전에 온 나라로 번질 지경이었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도 날아들었다. 존재 자체가 자랑스러운 그룹 방탄소년단은 세계를 제패한 글로벌 아이돌로 당당히 K팝의 위상을 높였고,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봄바람이 불면서 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 한국 가수들이 평양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만큼 연예기자들도 그 어느 해보다 바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2018 올해의 연예 이슈를 선정, 2018년 연예계를 돌아봤다.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 올해만큼 ‘성공적’이었던 적은 없었다. ‘썸’을 타고 ‘커플’이 되고 ‘진짜 연인’이 되는 과정들은 그 어느 해보다 흥미진진했다. ‘뻔’ 할 줄 알았던 연예 예능의 반전. 그들의 연애사를 훔쳐보는 재미는 아슬아슬했고, 짜릿했다. 설레다 못해 쓱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환상적인 컬래버레이션이었다.
‘하트시그널’의 인기는 그 중심에 있었다. 청춘 남녀들이 ‘시그널하우스’에 같이 머물며 ‘무한 썸’을 탔던 이 프로그램은 눈빛과 말투, 몸짓, 표정 하나하나 등 ‘보디 시그널’을 통해 누가 누구에게 마음이 흔들리는지를 추리했다. 시그널 하우스’ 입주자들의 영상을 보면서 나누는 ‘뒷담화’는 기존 연애 예능과 달랐다.
‘연애의 맛’은 ‘썸’인지 ‘진짜’인지 더 헷갈리더니 이필모, 서수연 결혼 커플까지 배출했다. ‘진정성’과 ‘공감’이 출연 남녀 간에도 통한 것. 남성 출연자 4명은 카메라 앞에서 목하 ‘열애 중’이다. 기존 연애 리얼리티와 달리, 이들은 제작진이 찾아준 저마다의 ‘이상형’과 데이트를 하고 있다. 적중률은 높다. 김종민 황미나 커플은 방송 연애 1막을 끝내고 공개 연애 2막을 시작한 분위기다. 이필모 서수연 커플은 제작진의 기대에 부응하듯 내년 봄 결혼을 발표했다. 크리스마스에 달달한 프러포즈까지 마쳐 싱글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구준엽은 오지혜를 향해 “나랑 사겨볼래”라고 남자답게 고백한 상황. 무르익고 있는 그들의 연애 진도만큼 시청률도 5%를 넘기며 상승세다.
바야흐로 ‘짝’ 이후 주춤했던 일반인 커플 매칭 프로의 화려한 부활이다. ‘로맨스 패키지’와 ‘선다방’ 역시 포맷은 다르지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프로그램의 중심이 됐다는 점에서 그 결을 같이 한다. ‘따로 또 같이’ 포맷으로 TV를 사랑에 빠지게 한 이들 프로는 내숭과 가식을 걷어내고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진향희 기자)
2018년 상반기 연예 문화계는 참담한 사건 사고로 침울했다. 그중에서도 남녀노소 불문 모두를 경악하게 한 이슈는 단연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었다.
할리우드에서 시작돼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고백에서 시작된 국내 ‘미투 운동’은 순식간에 연극계와 영화계는 물론 연예계 전반을 휩쓸었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시작으로 고(故) 배우 조민기, 오달수, 조재현, 김기덕 감독, 방송인 김생민 등이 줄줄이 미투 폭로 도마에 올라 활동을 중단했다. 연예 리포터 생활 20년 만에 처음 전성기를 맞은 김생민은 성추행 논란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고, 조민기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윤택은 극단원 여러 명에 대한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으며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문화계 인사 가운데 첫 실형을 받게 된,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중심으로 ‘성희롱, 성추행 조사 및 제도개선을 위한 특별팀’이 구성되기도 했다. 정확한 사실 여부가 담보되지 않은 채 너무 많은 제보가 쏟아지다 보니 부작용 또한 존재했다. 우여곡절 끝에 파문은 점차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했다. 배우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 등은 잇따라 터져 나오는 성폭력 의혹에 완강히 부인하며 강경대응을 시사했고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상태다.
석연치 않은 상태로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사그라든 ’미투’. 용두사미의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정화의 시작점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깊다. (신영은 기자)
믿을 수 없는, 어쩌면 믿고 싶지 않았던 소식. 장수 국민예능 ‘무한도전’이 2018년 3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한도전’은 2005년 ‘무모한 도전’을 시작으로 ‘무리한 도전’을 거쳐 ’무한도전’으로 거듭나면서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등 멤버들의 좌충우돌 소소한 에피소드는 물론, 무모한 듯 하지만 숭고한 도전으로 웃음과 감동을 주며 국민적 사랑을 톡톡히 받았다.
하지만 피로도 누적과 아이템 고갈, 일부 멤버 교체 과정에서의 힘겨운 레이스 지속으로 전성기 시절 동력을 잃으며 고군분투를 이어오다 결국 시즌 종영을 맞았다. 공식적인 표현은 ‘시즌 종영’이지만 다시 돌아올 날이 막연한 ‘사실상 종영’이기에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컸다.
무려 13년 동안 TV 예능 전성시대를 주도한 ‘무한도전’이 떠난 빈 자리는 누구도 대체하지 못했다. 후속 프로그램 ‘뜻밖의 Q’와 ‘언더나인틴’은 3%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채널 프로그램이 반사 이익을 얻은 것도 없다.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이 다시 돌아올 ‘무한도전’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무한도전’도 추억 속의 프로그램으로 잊혀져 가고 있다. 어쩌면 진정 박수 받으며 떠난, ‘아름다운 이별’. 여전히 ’무한도전’ 팬들은 돌아올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박세연 기자)
올해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주연 배우 하차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먼저 지난 3월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서는 고현정이 제작진과의 갈등으로 작품에서 중도 하차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하차 과정은 폭로의 연속이었다. 고현정의 PD 폭행설과 촬영 거부설이 흘러나왔고, 고현정 측은 이를 해명하는 등 연일 잡음이 이어졌다.
결국 고현정의 하차는 공식화됐고, 박진희가 고현정의 후임으로 투입되며 ‘리턴 사태’는 마무리됐다. ‘리턴’은 최고 시청률 17.4%로 올해 방송된 SBS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논란이 시청률을 올린 모양새다. 하지만 제작진과의 불화로 주연 배우가 하차했다는 치명적인 오명도 함께 남겼다.
그런가 하면 지난 9월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는 남자 주인공 김정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하차했다. ‘시간’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김정현이 제작발표회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등의 태도로 논란에 휩싸인 것. “컨디션 난조”라는 소속사의 해명에도 대중의 시선은 따가웠지만, 김정현이 놀라울 정도의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며 논란은 사그라드는 듯했다.
하지만 첫 주연이라는 중압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그의 건강은 점차 악화돼갔고, 급기야 중도 하차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제작진은 대본 수정을 결정, 여자 주인공인 서현은 원톱으로 반 이상 남은 드라마를 이끌었다. 논란의 연속이었던 ‘시간’은 마지막까지 5%를 넘지 못하고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이다겸 기자)
2005년 8월 열린 ‘조용필 평양 2005’ 콘서트 이후 13년 만의 평양 공연이었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상이 음악감독으로 나선 우리 예술단은 지난 4월 1일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를 주제로 단독 공연을 펼쳤다. 이어 3일에는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삼지연관현악단과 합동공연 ‘남북 예술인들의 연합무대-우리는 하나’ 무대를 꾸몄다.
우리 예술단에는 음악감독 윤상을 비롯해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강산에, 김광민, 레드벨벳, 서현, 알리 등 총 11명(팀)이 이름을 올렸다. 조용필과 윤도현은 오랜만에 다시 평양에서 공연을 하게 됐고, 레드벨벳은 아이돌로서는 유일하게 평양 공연에 함께했다.
평양 공연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우리 예술단 가수들이 어떤 곡으로 무대에 오르는지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의 반응까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특히 남매 듀오 ‘현이와 덕이’의 히트곡인 ‘뒤늦은 후회’를 부른 최진희는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나와 악수를 하면서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고 인상 깊었다. 잘 들었다’고 말했다”라고 밝히기도. 이와 함께 우리 예술단이 평양 옥류관에서 북한 대동강 유역을 바라보며 평양냉면을 먹는 모습도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소 아쉬운 것은 당초 10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