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호 감독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이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담은 ‘항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조민호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유관순 열사에 대해서 대부분 피상적으로, 신화적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연히 서대문 형무소에 갔다가 크게 걸린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보게 됐다. 17살 소녀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슬프고 강렬한 눈이 인상적이었다. 열사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영화를 통해 17살 소녀의 정신을 되살아나게 하고 싶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유관순으로 분한 고아성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봤지만 예상했던 일대기가 아니었다. 감옥에서의 1년을 다룬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처음에는 겁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 중후반부에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장면은 촬영하는 날을 카운트를 했다. 그동안 해본 연기 중에 가장 긴 대사였고 1년이란 시간동안 끊임없이 외운 것이고 그런 감정들이 사실 어려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 장면에서 오디오감독님이 심장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고 할 만큼 긴장이 됐었다. 그 장면에서 8호실 안에 있던 25명의 분들과 아이콘택트를 했었는데 '컷' 하자마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뜻깊은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선택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영광스럽게 촬영했다. 이 인물이 왜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나름의 고민이 있었고, 감정적으로 심장이 너무 빨리 뛰더라”라고 회상했다.
정하담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이렇게 8호실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구나 싶으면서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며 “연기 접근하면서 실제 있었던 일이고 그 마음이 큰데 지금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지 않나. 공감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잘하고 있는지 고민이 많이 됐다. 그 마음을 갖고 연기를 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8호실에 갇힌 권애라를 연기한 김예은은 "뜻깊은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게 영광이었다. 자료가 많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감독님과 배우들을 만나보고 난 뒤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많이 생각하고 고민을 해 봐도 그때 그 시절을 잘 알고 연기하는 것인가 하는 죄책감이 많이 들어 힘들었다. 이상하게 죄송스러운 마음밖에 들지 않더라. 그게 제일 힘들었다"며 아픈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유관순으로 분한 고아성을 비롯해 김새벽, 정하담, 김예은 등이 출연한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