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고아성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고아성은 지난 2004년 KBS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짱’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나이에 비해 긴 연기 경력을 가진 그이기에 ‘작품’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배우 고아성보다 출연작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저보다 오래 남는 건 작품이다. 배우보다 작품으로 남고 싶다. 그 작품에 제가 담았던 진심이 보시는 분들에게 그대로 다 전해졌으면 좋겠다. 워낙 어릴 때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작품 단위로 시기를 기억하기도 한다. 2014년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기억되는 것처럼 말이다. 가끔은 제 나이에 ‘언제 이렇게 됐지?’라며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서른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어릴 적부터 성숙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서른 살이 되면 제 마인드와 나이가 비로소 딱 맞지 않을까 생각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다.”
고아성은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에서 유관순 열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주로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을 배경 삼아 연기했고, 그 안에 자리한 배우들과 다양한 힘을 주고받는 경험을 했다.
↑ 최근 고아성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또래 배우들과 연기한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그 한을 다 풀 정도로 행복했다. 메인 배우뿐만 아니라 8호실 25명 수인들이 다 전문 배우들이다. 모두가 또래는 아니었지만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었다. 리액션과 감정을 주고받을 때 이전에 못 느낀 것들을 체감할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이번 영화는 고아성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존 인물인 데다가 주인공을 연기하는 점에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고아성은 영화 속 모든 연기자가 부각되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하며 연기했다.
“책임감이 컸다.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하던 중 친한 동료 배우에게 공유를 했었다. 그때 그 배우가 ‘이 영화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의미 있게 남으려면 주인공뿐만 아니라 모든 수인들이 부각되어야 한다’고 하더라. 촬영장에서 그 말을 늘 되새겼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 공간이 주는 힘이 컸다. 모든 배우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기한 것 같다.”
고아성이 연기한 유관순에게는 자신의 모든 걸 바칠 만큼 중요한 게 바로 독립이었다. 그렇다면 고아성은 어떤 가치를 굳건히 믿고 있을까.
“저도 제 나름대로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다만 명확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오랜 세월 갖고 있던 생각이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나 이상의 실재하는 어떤 것을 추구하기 위해 내 삶을 다 써도 좋다’라는 빈센트 반 고흐의 말이 내가 연기하는 인물과 상통하는 것 같다. 저 또한 마찬가지다.” /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