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상` 한석규는 이제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느끼고 싶어 연기한다고 말했다. 제공| CGV아트하우스 |
“초심. 너무나 연기하고 싶던 16살 소년의 마음, 80년 그때 뭔가를 보고 느꼈던 그 감정들, 그것 때문에 계속 연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배우 한석규(55)가 영화 ‘한공주’로 강렬하게 데뷔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 ‘우상’으로 컴백했다. “시나리오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분위기에 압도됐다”는 한석규는 “시나리오를 덮었을 때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다. 한숨이 나오더라. 이 한숨을 표현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한 지가 벌써 좀 됐는데, 하다 보니까 횟수로 24년이네요. 이번 영화가 24번째 정도 됐을 거고요. 지금까지 영화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좀 달랐어요. 캐릭터의 변화보다 진폭이 넓으면 좋다고 생각했죠. 구명회는 그런 인물이라 좋았어요.”
한석규는 ’우상’에서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위기를 맞은 도의원 구명회 역을 맡았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는 인물”이라며 “어떤 결정을 할 때 부끄러움의 신호가 온다. 그걸 무시하면 생각나지 않고 부끄러움도 못 느끼는데, 구명회가 그렇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상을 좇으면서 동시에 우상이 되고 싶어 한다. 육체와 정신이 우상에 잠식 당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변해간다. 이미지 변신 때문이라기 보단 비겁한 인물이라 끌렸다. 무슨 짓을 해도 살아남는 역할을 원했다. 구명회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왜 이렇게 시나리오를 썼을지 생각해봤어요. 엔딩신이 어떻게 그려지고, 관객들이 내가 받은 인상을 그대로 느낄지 궁금했죠. 대한민국의 고민과 모습, 인간 군상을 그린 영화예요. 우리가 다른 사람을 보기만 하고,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잖아요? 관객들이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마음으로 봐주면 좋겠어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속마음도 넌지시 털어놓는 그였다. 한석규는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보여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느끼고 싶어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근사하게 표현하면 16살 소년이 느꼈던 예술적 체험, 느껴보지 못했던 그것이 하고 싶어서였는데…느끼고 싶어서 연기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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