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벨 박시후 장희진 김지훈 장신영 송재희 임정은 사진=바벨 |
‘바벨’은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내던진 검사와 재벌과의 결혼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여배우의 사랑, 그리고 살인과 암투 속에 드러난 재벌가의 탐욕스러운 민낯과 몰락을 담고 있다. 휘몰아치는 미스터리 서사와 절절한 남녀의 격정 멜로가 조화를 이루며 밀도 높은 드라마로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바벨’은 임팩트 넘치는 영상미와 묵직하게 오가는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종영까지 단 2회 남은 ‘바벨’ 주인공 6인, 박시후, 장희진, 김지훈, 장신영, 송재희, 임정은이 꼽은 ‘나만의 명장면 신(scene) 6’을 짚어본다.
#. 열혈 검사 차우혁 역, 박시후의 ‘최고 명장면’
- 차우혁(박시후 분)이 사랑하는 연인 한정원(장희진 분)을 긴급체포하는 장면 (10회)
박시후는 차우혁이 사랑하는 연인 한정원을 체포하는 ‘공항 긴급체포’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태민호(김지훈 분)가 살해당했던 날, 한정원이 페이퍼 나이프를 들고 태민호와 마주 서 있는 모습이 몰카를 찍던 드론에 포착되면서 결정적 증거를 찾게 된 차우혁은 한정원을 체포하기 위해 공항으로 출동했다. 몰래 떠나려던 한정원과 마주한 차우혁은 수사팀이 한정원에게 수갑을 채우자 처연하게 미란다 원칙을 읊었고, 믿었던 연인을 체포하게 된 차우혁과 서글픈 눈빛으로 차우혁을 바라보는 한정원의 모습이 강도 높은 비극의 시작을 알렸다.
박시후는 장면 속 “어디 가요”라는 대사를 되새기며 “촬영 당시 현장이 매우 어수선했음에도 차우혁이 처한 상황에 울컥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 차우혁의 인생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슬픈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장면에 녹아든 배경과 음악의 시너지가 가장 극대화됐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비련의 여인 한정원 역, 장희진의 ‘최고 명장면’!
- 한정원(장희진 분)이 차우혁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계단 키스 장면 (1회)
장희진은 한정원이 차우혁으로부터 위로의 키스를 받는 ‘계단 키스’ 장면을 선택했다. 한정원은 헬기 사고로 인해 죽은 줄 알았던 태민호가 살아 돌아오자 충격에 휩싸인 채 병원 비상계단으로 달려갔고, 한정원을 쫓아간 차우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한정원 앞에 무릎을 꿇고 애처로운 위로의 키스를 건넸다. 이때 태민호가 건너편 계단에서 두 사람을 몰래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 펼쳐지면서, 비극적으로 엮여버린 세 사람의 관계가 궁금증을 폭등시켰다.
장희진은 “차우혁과 한정원의 비극적 사랑의 시작을 알린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고, 한정원의 복잡한 감정이 내포되어있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에게 이를 제대로 전달하고자 고민이 상당히 많았던 장면”이라며 “고민한 만큼 반응도 뜨거웠던 장면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고 장면에 대한 소감을 덧붙였다.
#. 비극의 야누스 태민호 역, 김지훈의 ‘최고 명장면’
- 태민호(김지훈 분)가 살해당하는 장면 (14회)
김지훈은 1회 첫 장면에서부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극 전반을 이끌어 간 ‘태민호 살해’ 장면을 명장면으로 뽑았다. 특히 지난 방송분에서는 그간 다양한 인물이 살인범으로 지목됐던 가운데, 우실장(송원근 분)이 진짜 살인범이라는 반전 사실이 밝혀지면서 보는 이들을 대혼란에 빠트렸다.
김지훈은 “집무실에서의 모든 상황이 밝혀지게 됐을 때를 생각해, 절대 악처럼 보였던 태민호에게서 시청자분들이 일말의 연민과 동정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연기했다”며 장면에 임했던 감정을 털어놓았다.
#. 거산가 장녀 태유라 역, 장신영의 ‘최고 명장면’
- 태유라(장신영 분)가 차우혁과 한정원의 밀애를 알게 되는 응급실 장면 (6회)
장신영은 차우혁과 한정원의 밀애를 목격하면서 본격적인 흑화가 시작된 ‘대혼란 응급실’ 장면을 선택했다. 태유라는 차우혁을 죽이려던 신현숙(김해숙)에게 차우혁이 가지고 있는 태회장(김종구 분)의 유언장을 찾아 가지고 오겠다는 미끼를 던져, 죽음 직전까지 이르렀던 차우혁을 구했던 상황. 이후 차우혁이 실려 간 병원을 찾아간 태유라는 차우혁 앞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는 한정원과 한정원을 달래주는 다정한 차우혁의 모습을 보며 충격에 휩싸였고, 차우혁을 향했던 외사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장신영은 “태유라는 신현숙과 태회장을 가장 많이 닮았던 인물이어서 그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시킬 수 있게 한 응급실 장면이 태유라에게 있어 가장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응급실을 시발점으로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다 쏟아내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내비쳤다.
#. 거산가 장남 태수호 역, 송재희의 ‘최고 명장면’
- 태수호(송재희 분)가 살인 용의자로 조사 받은 후 목숨을 끊으려던 장면 (5회)
송재희는 절대로 한 장면만 꼽을 수 없다며 차우혁, 한정원의 ‘공항 긴급체포’ 장면과 함께 태수호가 서부지검에서 조사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했던 ‘비극적 추락’ 장면, 두 가지를 뽑았다. 태수호는 오랜 시간 조사 끝에 검찰 피의자 대기실로 향하던 중 갑자기 걸음을 멈췄고, 문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더니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던진 후 자신을 붙잡고 있던 수사관을 밀치면서 건물 밖으로 몸을 날렸다. 땅으로 떨어져 피범벅인 된 태수호의 모습이 담기면서 생사여부에 귀추가 주목됐다.
송재희는 이 장면에 대해 “바벨탑이 무너지는 균열의 시작이었던 거 같다”며 “추락을 계기로 태수호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또한 촬영 당시 궂은 날씨와 이틀에 걸쳐 촬영할 정도로 공을 들였던 장면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 태수호 아내 나영은 역, 임정은의 ‘최고 명장면’
- 나영은(임정은 분)과 신현숙(김해숙 분)의 날 선 대립 장면 (16회)
임정은은 아직 방송되지 않은 16회에 담기게 될 나영은과 신현숙의 ‘날 선 대립’ 장면을 베스트로 꼽았다. 이에 임정은은 “스포를 하고 싶을 정도로 촬영 중 제일 기억에 남고 잊지 못하는 장면이다”라며 “배우로서 김해숙 선생님과 멋진 장면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 잊지 못할 거 같다”라고 장면에 대한 중
제작진 측은 “1회부터 최종회까지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최종회까지 예측불허 반전 스토리가 펼쳐지게 된다. ‘바벨’의 마지막 회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