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정범 감독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
영화감독이 영화 한 편 찍겠다고 했을 뿐인데 참 많은 회유와 우려가 있었다. 투자를 받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주연 배우 캐스팅조차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범 감독은 세월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아야만 했다.
“두렵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각오가 되어 있다. 다만 당시 정권의 발 빠른 대처에 놀랐을 뿐이다. 세월호 분향소에 세 번 정도 갔을 뿐인데 내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더라. 그 모든 것들을 감내하면서도 이 영화를 찍어야만 했다. 한국쪽 투자사나 영화사에는 아예 시나리오조차 못 보여줬다. 그때가 2015년 11월이다.”
배우 캐스팅도 난항이었다. 한 권의 시나리오를 두고 수많은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이 오갔다. 캐스팅 단계에서 진전이 없었을 때 선뜻 이정범 감독의 손을 잡은 배우가 이선균이었다.
“많은 회유가 있었다. ‘악질경찰’을 범죄 장르물로 봤을 때 재미있다고 판단한 분들이 ‘감독님 다쳐요’라고 걱정하더라. 세월호를 빼도 말이 되는데 왜 자꾸 넣으려고 하냐는 말을 한 배우도 있었다. 그분과는 아직도 안 본다. 캐스팅 작업이 1년쯤 됐을 때 이선균이 시나리오를 봤는데 그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형, 이게 무슨 세월호 얘기야. 세월호지만 세월호가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제가 단순히 세월호를 영화적 소재로 삼는 게 아니라 미안하다는 말이 하고 싶다는 걸 이선균이 봐줬다.”
↑ 최근 이정범 감독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
전소니는 캐릭터 접근조차 쉽지 않았을 미나를 진솔하게 연기한다. 사실 이정범 감독이 처음 미나 역을 제안했을 때 전소니는 이를 거절했다. 너무 아파서 힘들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긴 두 사람은 결국 ‘악질경찰’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전소니가 미나라는 캐릭터를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세월호 관련 책도 줬다. 그런데 시나리오와 책을 보고는 너무 아파서 힘들 것 같다며 출연을 고사하더라. 오히려 그렇게 솔직한 심정을 얘기해줘서 참 좋았고, 좋은 사람 같았다. 그래서 제가 이번 영화에서는 못 봐도 다음 영화에서는 꼭 만나자고 했다. 그런데 한 달 반쯤 지났을 때 불쑥 전화가 와서는 ‘감독님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조금 알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된 거다. 서로에 대한 신뢰로 찍은 영화다. 미나를 연기하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었을 텐데, 굉장한 각오가 필요했을 텐데 영화에 덤벼줘서 고마웠다.”
이정범 감독은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선보여 왔다면 이번에는 10대, 20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청춘물을 선택했다. ‘악질경찰’ 이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평범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상태다. 별명이 ‘월드컵 감독’이었다. 이번에는 부지런히 움직여서 진행해 볼 생각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힘든 건 10대, 20대인 것 같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