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도 버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다. 결단의 시기를 무기한 보류한 채 여전히 존폐 갈림길에 놓여있는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 논란의 멤버들의 경찰 조사 소식이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KBS는 “논의 중”이라는 답변 외 어떤 추가 입장도 내놓질 않고 있다. 폐지 혹은 새단장 의 선택지를 놓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KBS는 지난달 10일 방송을 끝으로 ‘1박2일’ 제작을 중단했다. 제작진, 출연진은 모두가 관련 스케줄을 올 스톱한 채 한 달 넘게 심사죽고 중이지만 여전히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비극의 시작은 정준영의 섣부른 복귀였다. 메인 연출자였던 유일용 PD가 떠난 이후, 과거성추문에 휩싸인 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정준영이 두 달 만에 검증 없이 ‘1박2일’로 돌아왔다. 공영 방송 KBS의 이 같은 선택으로 사실상 정준영은 활동 재개에 성공, 기다렸다는 듯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그의 불법 성관계 몰카 촬영 및 유포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사안은 금격하게 심각해졌고, 자연스레 ‘1박2일’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여기에 기둥인 김준호 차태현마저 정준영과의 단톡방에서 내기 골프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선언했다.
어제(11일) 경찰은 차태현과 김준호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조사 종결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을 둘러싼 논란의 결론이 어떻게 나냐를 떠나 ‘1박2일’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는 급격하게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고심에 빠진 KBS는 지난달 17일부터 편성을 전격 변경, 일요일 오후 2시40분부터 수목드라마, 오후 5시부터 주말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으며 ’1박2일’ 방영 시간 때였던 오후 6시20분부터는 ’해피선데이’ 1부 코너인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전파를 타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오후 5시에는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이 정규 편성돼 ‘1박2일’의 부재를 메운다.
‘1박2일’의 제작 중단이 장기화된 가운데 공식 게시판을 비롯해 온라인에는 빠른 결정을 촉구하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한편, 폐지를 주장하는 반응 또한 거세다. 일부에서는 ‘새단장’ ‘시즌4’ 등 폐지까진 과하다는 의견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BS가 결정을 보류한 채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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