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장애인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혹독한 세상을 함께 견디며 살아가는 모든 평범한 약자들의 이야기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누구든 함께 나누고 싶은, 봄 기운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영화. 웃고 울고 또 웃는 사이,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 소소하고도 아주 특별한 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판타지보다 아름다운 현실을 담은,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다.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동구’(이광수)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세하’(신하균). 뛰어난 수영 실력을 갖췄지만 형 ‘세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은 20년간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한 몸처럼 살아온 특별한 형제다.
형제의 보금자리였던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아버지와도 같았던 존재 신부님이 돌아가시자 모든 지원은 끊기게 된다. 각각 다른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은 헤어질 위기에 처하고, 세하는 어떻게든 동구화 떨어지지 않기 위해 구청 수영장 알바생이자 취준생 미현(이솜)을 수영코치로 영입하고, 동구를 수영대회에 출전시킨다.
사람들의 이목은 집중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형제 앞에 등장한다. 이로 인해 함께 살기만을 바란 형제의 꿈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영화의 큰 서사와 전개는 장애인 주인공을 등장시킨 기존의 휴먼 코미디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체 장애인 세하는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동구를 위해 생각과 판단을 대신해주고, 지적 장애인 동구는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세하의 손과 발이 돼준다. 오랜 세월을 한 몸이 돼 살아온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핏줄보다 더 진하고도 특별한 우정을 쌓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우정에 얽힌 배경과 각 조력자들이 하나 둘 공개된 이후부터, 이들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진행될수록 작품의 메시지는 선명해지고, 그럴수록 영화의 진가는 점점 더 강렬하게 빛난다.
장애인의 특징이나 약점을 영화적으로 활용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인 만큼 장애를 가진 두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지, 어떻게 용기를 얻고 주변인들과 더불어 어떤 강인함을 갖게 되는지 현실적이고도 뭉클하게 담아낸다. 이를 통해 분열된 현대 사회에서, 약함을 감춘 채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는 병든 우리는 어떻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를 생각하게 된다. 나의 ‘특별한 누군가’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은 더욱 더 고맙고도 반가운 보너스.
여기에 신하균 이광수 이솜의 앙상블과 권해효 박철민 등 베테랑 조연들,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친 아역들의 활약까지 제대로 시너지를 낸다. 특히 이 영화의 차별화된 지점을 가장 잘 표현해 극대화시키는 건 수식어가 필요 없는 내공의 신하균이다. 적재적소에 터지는 소소한 코미디와 화보 같은 미장센도 강력한 윤활제.
다만 이광수의 연기는 초반부 다소 튄다. 아역 배우들의 공이 너무 컸던 탓인지, 초반부 성인으로 이어졌을 때 다소 과장된 연기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다
영화는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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