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BTS 나올 때까지”…‘스케치북’ 10주년 맞은 유희열의 진심(종합)

↑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 유희열 사진=KBS

뮤지션과 대중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10살 생일을 맞았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KBS2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조준희 PD, 박지영 PD, 가수 유희열이 참석했다.

‘스케치북’은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심야 음악 토크쇼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9년 첫 페이지를 넘긴 뒤 전작들을 넘어서 최장 기간 방영 중이며 오는 26일 440회를 맞이한다.

박지영 PD는 “‘스케치북’이 10주년을 맞게 되어 기쁘다. 크리에이터, 시청자로서 여러 의미로 굉장히 뿌듯하고 기쁘다.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이어가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10주년 소감을 밝혔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 조준희, 박지영 PD 사진=KBS

조준희 PD 역시 “예전에는 음악만 하는 줄 알았던 토이 유희열과 일하고 있다는 게 기쁘다”며 “KBS에 장수 프로그램이 많지 않나. ‘전국노래자랑’을 따라잡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스케치북’은 10년 동안 정통 음악 프로그램으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이 긴 세월, 한결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유희열을 꼽았다.

박지영 PD는 “유희열이 뮤지션들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이 느껴진다. 본인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지만 ‘스케치북’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느낀다. 유희열의 아이덴티티가 가장 중요하다. ‘스케치북’은 현재 음악씬에서 가장 음악적 가치가 있는 걸 대중과 함께 호흡한다는 본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희열은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스케치북’에 위기가 올 때마다 프로그램을 지켜준 분들이 KBS 예능국 감독님들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이어져온 명맥이 끊기는 걸 아쉬워하는 분들이 지켜주신 것”이라며 “아울러 음악계에서 ‘스케치북’을 소중하게 대해주신다. 중요한 존재로 바라봐주셔서 10주년이 가능했다. 음악이 주인공이고, 뮤지션들이 주인공이다”고 제작진과 수많은 뮤지션들에 감사를 표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 유희열 사진=KBS

또 “‘스케치북’은 제 생활의 중심이자 음악 활동의 또 다른 창구다. 저보다 조금 더 젊은 진행자가 뒤를 이어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고민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배철수 씨가 제게 ‘그건 네가 고민할 게 아니다. 네가 필요 없으면 당장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할 거다’라고 충고해주셨다. 제가 오만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앞으로 얼마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감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수 최백호, 양희은, 전인권, 이승환, 윤상, 이적 세대와 볼빨간 사춘기, 폴킴, 잔나비 같은 현재진행형 뮤지션들 사이에서 제가 소통을 돕는 역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 유희열 사진=KBS

오랜 기간 방송된 만큼 수많은 뮤지션이 무대에 올랐지만 아직 ‘스케치북’에 방문하지 않은 가수들도 있다. 유희열은 어떤 이들의 무대를 만나고 싶을까.

이에 대해 유희열은 “‘대답 없는 메아리 같은 분’인 조용필 선배님을 꼭 모시고 싶다. 그리고 한 팀이 또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다. 전 세계에서 엄청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꼭 모셔서 무대를 보고 싶다.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유희열은 ‘스케치북’의 태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제작진에게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을 먼저 판단하지 말자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가 변한 만큼 음악씬도 많이 변했다”며 “검증은 좋지만 검열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