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사진=전주국제영화제 |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일부터 11일까지 총 10일간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성년이 된 만큼 더욱 다양한 작품과 영화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꾸며진다.
이번 슬로건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다. 지난 2000년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 독립, 예술영화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영화제의 화려한 막을 올리는 개막작부터 20살 생일을 기념하는 ‘뉴트로 전주’, 여섯 번째를 맞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9’,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대중문화의 신화 ‘스타워즈 아카이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 영화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 ‘스킨’ 스틸컷 사진=전주국제영화제 |
◇ 인간 내면의 변화 읽는 개·폐막작
올해는 지난해 대비 16편이 늘어나 53개국 27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이탈리아 감독 클라우디오 지오바네시의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가 선정됐다. 영화는 나폴리를 배경으로 10대 소년들이 갱으로 변모해가는 성장 과정을 그린다. 성장의 이면을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영상 스타일로 풀어내며 나폴리의 곳곳을 속도감 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기 나티브 감독의 영화 ‘스킨’은 영화제의 끝을 책임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는 폭력적인 삶에 찌들어 있던 한 인간이 갱생하는 구원의 이야기다. 우리에겐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와 ‘제인 에어’(2011), ‘설국열차’(2013)로 익숙한 배우 제이미 벨이 주인공을 맡았다. 그의 연기는 피부에 새겼던 폭력의 흔적을 지우는 변화의 과정을 통해 인간의 민낯을 에너지 넘치게 증언한다.
↑ 영화 ‘마침내, 지금에서야!’ ‘유령의 지층’ 스틸컷 사진=전주국제영화제 |
◇ 20주년 특별 프로그램 ‘뉴트로 전주’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기념하는 ‘뉴트로 전주’는 지난 20년간 비전을 공유해온 동시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다. 영화제 측이 세 가지 기준으로 선별한 작가 20명을 초청하고 그들의 신작을 상영한다.
영화제 측은 ‘뉴트로 전주’에 대해 “영예로운 과거를 회고하고 추억하는 후일담이 되기보다 작가의 미래, 전주의 미래, 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바람과 기대감이 바로 뉴(New)와 레트로(Retro)를 합성한 작명 ‘뉴트로’로 탄생한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그동안 현대영화 형식의 다채로운 분화와 대안적인 목소리를 거침없이 드러내왔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뉴트로 전주’에 초청된 작가들과 장기적인 협력을 도모할 예정이다.
↑ 영화 ‘국도극장’ ‘아무도 없는 곳’ 스틸컷 사진=전주국제영화제 |
◇ 전위에 선 ‘프론트 라인’ 그리고 6번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프론트 라인’은 혁신적인 영화 스타일을 가지고 영화 지형의 전위에 선 작품들을 소개한다. 영화제는 올해도 국가, 장르, 화법을 불문하고 내용과 형식의 쇄신을 꾀하는 작품들을 선정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는다. 특히 러닝타임 888분에 달하는 마라톤 영화 ‘라 플로르’를 필두로, 파운드 푸티지 영화 ‘프레젠트. 퍼펙트.’는 시네마라는 예술형식의 분화를 흥미롭게 펼쳐낸다. 뿐만 아니라 ‘시간 속의 공간’ ‘지워진 자들의 흔적’ ‘우리의 패배자들’ ‘델핀과 카롤’ ‘블론드 애니멀’ 등을 통해 시대와 인간의 급진적이고도 불편한 관계를 조명한다.
지난 2014년 장편영화 제작 프로젝트 전환 후 여섯 번째를 맞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9’는 올해 네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김종관 감독의 ‘아무도 없는 곳’, 고희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불숨’, 다미앙 매니블 감독의 ‘이사도라의 아이들’ 그리고 전지희 감독의 ‘국도극장’이 그 주인공이다. 각 작품 모두 감독들의 특색이 녹아있으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통해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본다.
↑ 영화 ‘혈맥’ ‘귀로’ ‘장군의 수염’ ‘이어도’ 스틸컷 사진=전주국제영화제 |
◇ 한국영화 100주년 특별전과 ‘스타워즈 아카이브’
한국영화는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이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주관하는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 프로그램을 상영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그동안 충분히 조명 받지 못했거나 혹은 재차 언급되어야 할 귀한 가치를 지니는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신상옥 감독의 ‘지옥화’(1958), 김수용 감독의 ‘혈맥’(1963), 이만희 감독의 ‘귀로’(1967),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 등 다수의 작품이 다시 한 번 빛을 볼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아카이브 특별전’이 열린다. 작년에는 ‘디즈니 레전더리’였다면 이번엔 ‘스타워즈 아카이브: 끝나지 않는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