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텔V2`로 돌아온 박진경, 권해봄(왼쪽) PD. 제공| MBC |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V2(이하 ’마리텔V2’)가 2년만에 돌아왔다. ’1인 인터넷 방송’이라는 신박한 아이템으로 방송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프로그램의 명성답게, 시즌2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금요 예능 전장(戰場)에서 화제성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마리텔’은 2015년 4월 첫 방송 당시, 스타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1인 인터넷 생방송을 하며 순위를 겨룬다는 신선한 콘셉트로 큰 사랑을 받았다. ’마리텔’을 통해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고, MC ’미스 마리테’로 사랑 받은 서유리를 비롯해 예정화, 김영만, 이은결, 차홍, 박지우 등 숱한 스타를 탄생시켰다.
2017년 6월까지 방송가를 핫하게 주름잡았던 ’마리텔’은 2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하게 시청자 곁에 성큼 다가왔다. 시즌1 당시에 비해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1인 방송이 익숙해진 덕분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마리텔V2’ 박진경 PD(37)와 권해봄 PD(33)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나 현 시점의 ’마리텔V2’의 분투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봤다.
"올해 초 기획을 할때만 해도 이렇게 힘든 시간대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동시간대에 인기작들과 만나 초반에 힘든 부분이 있죠. 시청률에는 뒤쳐지지만 화제성을 가져오는 부분이 있어 조만간 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권해봄 PD)
금요일 오후 10시대 전파를 타고 있는 ’마리텔V2’는 여전히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첫 방송 시청률 3.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한 ’마리텔V2’는 이후 2.9%, 3.3%, 2.4% 등을 기록하며 5%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시청률은 내, 외부 모두에서 기인한다. ’마리텔V2’는 젊은 시청자(2049 시청자)의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매우 높은데, 이들은 TV로 본방송을 사수하며 보기보단 PC, 모바일, VOD 등 다양한 시청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시청률 집계에선 불리한 면이 있다. ’마리텔V2’ 시작 당시, 동시간대 경쟁작인 tvN ’스페인하숙’, SBS ’열혈사제’ 등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였던 만큼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도 작용했다.
박진경 PD는 저조한 시청률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있다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시청률은 아쉽지만 방송국에서는 전국 시청률 안본지 오래됐어요. 수도권 시청률도 안보는데 가장 중요하게 보는 2049 시청률 보면 상위 프로그램들과 얼마 차이가 안나요. 또 경쟁 프로그램들에 비해서 눈에 띌 정도로 2049 시청률이 높습니다. 광고와 PPL이 물밀듯이 들어옵니다. 다 못하고 있어요. 화제성도 높고 회사 내부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요.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은 집계가 안되니 아쉽지만 광고, PPL 덕에 제작비가 충분해서 걱정 없습니다. 타깃을 주 시청층인 30대에서 50대 여성 시청자에 맞게 조금 올드하게 가져가면서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도록 만들 생각이에요. ’열혈사제’가 종영해서 이제부터가 기회라고 시작해요.(웃음) 언제 틀어도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방송 만들겠습니다."
↑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 틀어도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박진경 PD. 제공| MBC |
2015년 처음 ’마리텔’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부족해, 프로그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튜버나 BJ들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고 인터넷 방송을 주제로한 프로그램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친숙해졌다.
박진경 PD가 시즌2를 하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박PD는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졌다. 유튜브, 브이앱 등으로인해 10대 20대 에는 익숙한 재미가 있다. 시즌 2로 돌아와서 보여드리려고 한 것은 익숙함 안에서 ’마리텔’만 줄 수 있는 재미 포인트, 웃음 코드"라며 "’마리텔’이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것들, 아직 TV로 진출하지 못한 것들을 보여드리겠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마리텔V2’가 지난 시즌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순위 경쟁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시즌 1에서는 시청자 수에 따라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를 나누고 발표했으나 이번 시즌에선 이같은 경쟁을 없앴다.
순위제를 폐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PD는 "그동안 1인 방송에서 돈을 벌기 위해 선정성이 부각되는 등의 이슈가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음TV팟에서 트위치로 생방송 플랫폼을 옮기면서 기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또한 중간 순위는 공개하지만 마지막 순위는 공개하지 않는다.
"각 방별로 기부금을 공개하면 의도와 다르게 팬층이 있는 출연자 팬들이 무리하게 참여할 수도 있고요. 너무 기부금을 가지고 경쟁을 붙이는 구도는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방송의 재미 요소를 끌어내려면 순위를 공개하는
기부 시스템에 대해 박PD는 "방송을 통해 기부금을 받고, 의미있는 사용처를 찾아 드리고 있다"며 "(시청자도) 작지만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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