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이광수·이솜 주연의 ‘나의 특별한 형제’가 착한 영화의 힘을 증명했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휩쓴 극장가에 유일하게 맞장 대결에 나선 한국 영화로 고군분투 끝에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은 것.
지난 1일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제작 명필름)가 손익분기점인 140만 관객을 돌파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나의 특별한 형제>는 18일 2만6837명이 관람, 누적관객수 140만 6806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인 140만명을 돌파했다.
대부분의 경쟁작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개봉 시기를 조절한 것과 달리 영화는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워 존재의 이유를 당당히 증명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두 장애인 형제의 이야기를 덤덤하고도 유쾌하게 그린다. 지체 장애를 가진 형 세하(신하균)와 지적 장애인 동생 동구(이광수)가 서로의 손과 발이 되고, 머리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약자의 연대가 발휘하는 모습으로 평단은 물론 관객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가며 남다른 우정을 쌓는다.
형제의 보금자리였던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아버지와도 같았던 존재 신부님이 돌아가시자 모든 지원은 끊기게 되고 두 사람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세하는 어떻게든 동구화 떨어지지 않기 위해 구청 수영장 알바생이자 취준생 미현(이솜)을 수영코치로 영입하고, 동구를 수영대회에 출전시킨다.
이를 통해 분열된 현대 사회에서, 약함을 감춘 채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는 병든 우리는 어떻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를 생각하게 된다. 나의 ‘특별한 누군가’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은 더욱 더 고맙고도 반가운 보너스.
특히 신하균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캐릭터를 위해 행동을 최소화하고 오직 얼굴 표정과 대사만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연기력을 뽐낸다. 신체적 제약 속에서 웃음과 눈물, 감정의 진폭을 담아내 캐릭터를 완성시킨 것. 이광수와의 폭발적인 케미는 또 어떻고.
개봉 이후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 특별한 휴먼 코미디라
살벌한 마블 전쟁에서 살아남은 착한 영화의 힘, 그것은 결국 좋은 드라마 더 좋은 배우들의 하모니 속에서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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