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사진=ⓒAFPBBNews=News1 |
제72회 칸 국제영화제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영화제 초반 다소 침체된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중간 반환점을 돌며 사그라들던 불씨가 다시 피어올랐다. 여기에는 경쟁부문 혹은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들도 톡톡히 한몫을 해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한국영화의 힘은 칸 뤼미에르 극장을 가득 채웠고, 영화인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레드카펫도 빼놓을 수 없다. 칸 레드카펫 행사는 이제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이자 신념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역시 강력한 메시지들이 레드카펫을 강타했으며, 이는 전 세계 예술 혹은 사회 흐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프랑스 칸의 밤과 낮을 뜨겁게 달궜던 여러 풍경들을 짚어본다.
↑ 김기덕 신작 기습공개 알랭 드롱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논란 사진=ⓒAFPBBNews=News1 |
◇ ‘미투’ 김기덕 신작 공개→‘가정폭력’ 알랭 드롱 명예 황금종려상…초반 잡음 多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김기덕 감독의 신작 공개는 영화제 초반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불거진 논란 이후 국내 활동을 중단한 김기덕 감독이 카자흐스탄에서 촬영한 신작 ‘딘’을 칸 필름마켓에 출품한 사실이 알려져 국내에선 큰 파장이 일었다. 당초 김기덕 감독의 신작은 해외 바이어들 외 취재진에게도 공개된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영화제 측의 실수였다. 이에 그의 신작이 취재진에게 공개되는 일은 없었지만, 신작 공개 소식이 전해진 당일 김기덕의 이름은 계속해서 거론됐다.
프랑스 원로배우 알랭 드롱의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한 알랭 드롱은 소싯적 수려한 외모와 우수 어린 눈빛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과거 가정 폭력 전력과 인종차별 논란 등에 휩싸여 큰 논란을 빚었다.
이러한 전력이 있는 알랭 드롱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현지 인권단체들은 수상 철회를 요청했고, 수상 반대 청원까지 등장해 그 심각성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칸 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예술감독은 “노벨평화상을 주려는 게 아니라 경력으로 상을 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알랭 드롱은 예정된 대로 딸의 축하 속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 샌드 반 로이 뤽베송 칸 레드카펫 중국배우 시염비 강제 퇴장 사진=ⓒAFPBBNews=News1, 유튜브 on.cc 동망 캡처 |
◇ 칸 레드카펫, 강제 퇴장 시염비부터 신념 표출한 샌드 반 로이까지
칸 뤼미에르 극장만큼이나 뜨거운 공간이 바로 레드카펫이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작정하고 자신의 멋을 드러내는 한편 신념을 표출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배우 시염비는 지난 14일 칸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가 강제 퇴장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통상 주어진 시간보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 레드카펫 위에 머물었던 것.
레드카펫 행사를 돕던 요원은 시염비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시염비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포즈를 취해 논란이 됐다. 결국 레드카펫 취재진과 관객들은 야유를 보내기에 이르렀고, 시염비는 요원에게 끌려나오고 말았다.
그런가하면 네덜란드·벨기에 배우 샌드 반 로이는 자신의 신념을 몸에 새긴 채 레드카펫에 올랐다. 지난 19일 샌드 반 로이는 라드카펫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멈춰라”(stop violence against women)라는 타투가 새겨진 등을 드러내며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샌드 반 로이는 프랑스 영화감독 뤽 베송의 영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에 출연한 바 있으며, 지난해 여름 뤽 베송 감독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뤽 베송 감독의 해당 혐의를 조사하던 프랑스 검찰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 엘르 패닝 실신 해프닝 사진=ⓒAFPBBNews=News1 |
◇ 최연소 심사위원, 엘르 패닝 실신 해프닝(ft. 프라다 드레스)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도 화제는 이어졌다. 지난 20일 미국배우 엘르 패닝은 칸 영화제 디너 파티를 즐기던 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옆 테이블에 있던 친언니 다코타 패닝은 서둘러 쓰러진 엘르 패닝에게 향했고, 근처에 있던 콜린 퍼스도 그를 부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옹 꼬띠아르 역시 갑자기 실신한 엘르 패닝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도 금방 정신을 차린 엘르 패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밤 1950년대 프라다 프롬 드레스를 입고 기절했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밝힌 뒤 건강한 모습을 공개해 주변을 안심시켰다.
올해 21살인 엘르 패닝은 역대 최연소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사진=ⓒAFPBBNews=News1 |
◇ 뤼미에르 대극장 달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국내의 관심사는 단연 ‘기생충’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지난 22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된 ‘기생충’은 8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으며 칸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멈추지 않았던 박수는 최고 평점으로 이어졌다.
이날 최초 공개된 ‘기생충’은 프랑스의 칸 영화제 소식지 르 필름 프랑세즈 평점에서 황금잎사귀 9개를, 미국의 영화 전문 매체 아이온 시네마에서 평점 4.1(5)을 기록하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 마동석 예정화 커플 결혼설 사진=DB |
◇ 마동석♥예정화, 프랑스서 날아온 반가운 결혼설
4년째 공개 열애를 이어오고 있는 배우 마동석, 예정화 커플의 결혼 이야기도 칸 영화제에서 비롯됐다.
마동석은 지난 23일 프랑스 칸 모처에서 진행된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 오찬 미디어데이에서 오랜 연인 예정화를 언급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마동석은 “올해 (장가를) 가려고 했는데, 스케줄이 안 맞았다. (결혼은) 내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용화 감독님이 아이를 낳을 거라면 빨리 결혼하라고 조언했다”고 밝혔고, 이것은 자연스레 예정화와의 내년 결혼설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튿날 소속사 빅펀치이엔티 측은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관련 질문이 나와 ‘가급적 빨리 (결혼을) 하고 싶다’고
결국 마동석과 예정화의 내년 결혼설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긴 시간 조용히 열애를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의 결혼을 모두가 응원하고 나섰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