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리는 영화 `배심원들`의 새로운 뭉클함에 끌렸다고 말했다. 제공|CGV아트하우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문소리(45)는 철저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김준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문소리는 다른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배심원들’의 김준겸을 완성했다.
문소리는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에서 강단 있고 인간적인 재판장 김준겸을 연기했다.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문소리는 처음 ‘배심원들’ 시나리오를 읽고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자극적인 요소들이 없는데 궁금하게 만들었다. 빨리 넘어가더라. 뭉클한데, 왜 뭉클한가 싶더라”면서 “세상이 뒤엎어지는 일은 아닌데 여러 사람이 이루어낸 작지만 큰 성과가 뭉클하게 다가왔다. 새롭지 않은데 새로운 구석이 있더라”고 ‘배심원들’에 끌린 이유를 설명했다.
↑ 문소리는 직접 판사들을 만나고 재판도 보며 `배심원들`의 김준겸 캐릭터를 만들었다. 제공|CGV아트하우스 |
문소리는 ‘배심원들’이 법정물이지만 경쾌하고 소동극 같은 느낌이 재미있게 다가왔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 캐스팅돼 감독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준비했다는 그는 “이번 작품은 준비 과정, 풀이할 수 있는 시간도 길었고 재미나게 준비했다”며 “여러 판사님을 만나면서 이야기도 듣고 재판도 보고 재미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판사로 18년 경력의 캐릭터를 하려니까 할 것도 많고 읽을 것도 많았어요. 영화를 보면 어떤 배우는 눈빛 하나로 진짜 판사 같은 느낌이 나고, 어떤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데 왠지 판사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 차이가 뭘까 싶었죠. 그래서 많이 축적해두고 쌓아두고 눌러두면 그것들이 합쳐져서 잘 배어나와 알게 모르게 잘 전달 될 수 있게 노력했죠.”
문소리는 관객들이 진짜 판사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많은 판결문을 읽었다. 문자 중독에 가깝게 글을 읽으려고 했고,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 법조계 뉴스까지 챙겨보면서 판사 역할에 몰입했다.
무엇보다 문소리는 “판사님들도 저희랑 비슷하더라. 이런 판사님도 있고 저런 판사님도 있고 다 다르더라. 문소리 같은 판사를 만들어 봐도 되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말’의 강력한 힘을 알고 있는 ‘판사’들의 모습을 전달하고자 했다.
“허튼소리를 안 하는 분들이죠. 본인들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알고 계셔요. 판사의 말은 법적으로 효력이 있죠. 말할 때도 본인들의 생각이 명확해요. 그리고 듣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참고해서 김준겸의 말의 리듬, 템포에 신경 썼죠. 목소리 톤도 신뢰감 있고, 안정적인 톤을 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 문소리가 `배심원들`에서 호흡을 맞춘 박형식을 칭찬했다. 제공|CGV아트하우스 |
또한 문소리는 “우리에게 이정미 판사(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 판사)의 마지막 선고 음성이 강렬하게 남아 있지 않나. 법정에 있는 사람들도 판사의 목소리를 오래 기억할 거다. 뇌리에 남을 목소리다. 어떤 톤으로 연기할지 고민 많았다. 감정을 실을 수 있는 문장은 아니지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녹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했다”며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 철저한 준비로 판사 김준겸을 완성했다.
함께 작업한 후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문소리는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박형식이 열심히 노력하고 밝은 기운을 준 것이 고마웠다며 칭찬했다. 박형식은 여러 인터뷰에서 문소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형식이는 선배님이랑 한다고 하니까 좋았다고 하지만, 부답스럽기도 했을 거예요. 저도 박형식이란 배우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걱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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