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방도령’ 리뷰 사진=영화 ‘기방도령’ 포스터 |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은 불경기 조선,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꽃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이는 신박한 코믹 사극이다.
조선시대의 남자 기생을 최초로 다룬 ‘기방도령’은 신박한 소재로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유교사회에서의 남존여비 사상, 신분차별 등 불평등 사회에서 일어지는 일들을 여자가 아닌 남자 시각에서 바라보고, 억압된 분노를 남자의 입장에서 풀어낸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안겼다.
그러나 들쑥날쑥한 극의 전개는 관객들의 집중을 흐트렸다. 극 중 이준호가 남자 기생이 되어서 그 시대의 차별을 당하는 여자들을 대신해 열변을 토하는 장면은 그 안으로 빠져들기까지 관객과 주인공의 교감이 이뤄져야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다른 인물들에게 시선이 분산되면서 이야기의 주체에 대한 몰입도가 낮아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는 이야기의 주체가 제대로 극을 이끌어가지 못한 것. 주인공은 극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다른 인물들보다 매력점이 도드라져야 한다. 하지만 ‘기방도령’에서는 주인공인 허색보다 육갑(최귀화 분)과 난설(예지원 분), 그리고 해원(전소민 분)의 하녀가 웃음의 주축이 되어 관객의 시선을 빼앗았다.
또 기방을 찾은 사대부 여인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강승현은 어색한 사극톤을 남발하며, 극의 몰입도를 방해하기도 했다.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그의 연기는 다른 배우들과 불협화음을 냈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여주인공인 정소민의 존재가 돋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대중 감독에 따르면 정소민과 이준호는 극 중 속으로 삼키는 사랑을 보여준다. 이는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더하면서 스토리의 갈등을 점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극 중 정소민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만들었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