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버스터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과 중‧저예산의 신작 러쉬에도 한국 영화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유일하게 ‘엑시트’만이 손익분기점(350만)을 넘고 체면치례에 성공한 가운데
할리우드 신상 ‘분노의 질주: 홉스&쇼’는 개봉과 동시에 왕좌를 꿰차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개봉 날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린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3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다.
개봉 전부터 화려한 볼거리와 한층 강화된 스토리, 기대 이상의 케미로 호평을 받더니 개봉 동시에 한국 영화들의 흥행 질주를 멈추고 1위에 등극, 3일 만에 100만 고지를 넘고 이번 주말 200만 돌파까지 넘보고 있다.
완벽히 다른 ‘홉스’(드웨인 존슨)와 ‘쇼’(제이슨 스타뎀)가 불가능한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는 여름 대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엑시트’와 동일한 흥행 속도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반기 흥행작 ‘캡틴 마블’ ‘알라딘’을 비롯해 ‘봉오동 전투’보다 막강한 흥행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영화는 영진위 통합전산망을 비롯해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부동의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으며 CGV 골든에그지수 92%, 네이버 실 관람객 평점 9.24, 맥스무비 관객 평점 9점 등 높은 평점을 이어가고 있어 한동안 무리 없이 왕좌를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그 뒤는 이은 건 ‘봉오동 전투’. 독립군의 첫 승리라는 위대한 역사인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는 약 340만에 달하는 관객수를 기록하며 2위를 고수했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까지 충무로 신구 대세가 뭉친데다, 위대한 역사를 처음 영화화 했다는 점, 반일 시국에 개봉하게 된 것을 이유로 여름대전 가장 강력한 승자로 지목됐지만 기대 이하의 더딘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막대한 제작비가 투자된 만큼 본전 회수인 손익분기점만 450만. 아직까지 갈 길이 먼 가운데 복병 ‘엑시트’에 고전을 펼치다 ‘분노의 질주’에는 맥없이 왕좌의 자리를 내줘 흥행 대박을 기대하기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여름대작 빅4 가운데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고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조정석 임윤아 주연의 ‘엑시트’는 3위에 랭킹하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15일 박스오피스 5위로 첫 출발한 국내 신상 공포물 ‘암전’은 서예지 진선규의 명품 연기가 업계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유독 공포물의 흥행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틈새 시장을 노려 알찬 질주를 펼칠 수 있을지, 이번 주말이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신상 오컬트 ‘변신’ 역시 다음 주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양한 국내작이 관객을 찾고 있지만 부진을 타파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2008년 이후 최저치인 334만 명을 기록, 전년 대비 38.0%(205만 명) 감소해 지난 7월 한국영화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42.7%(189억 원) 줄어든 254억 원으로 조사됐다.
당시 기대작이었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를 피하기 위해 저마다 눈치 싸움 끝에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대표작들이 동시기에 몰렸고, 송강호 박해일 주연의 ’나랏말싸미’에 이어 ‘사자’ 역시 흥행에 참패하면서 그 타격이 컸다.
반면 7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7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 1858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9.1%(419만 명) 증가한 수치.
라이온 킹’(414만 명), ’알라딘’(366만 명), ’토이 스토리 4’(113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는 관객 수 895만 명, 관객 점유율 40.8%로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796만 명) 등 3편을 배급한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
국내 배급사로는 ’엑시트’(53만 명), ’기생충’(48만 명) 등 5편을 배급한 CJ이앤엠이 관객 수 121만 명, 관객 점유율 5.5%로 3위에 랭킹돼 체면 치레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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