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 25)가 14일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최근까지 MC로 출연 중이던 ‘악플의 밤’이 도마에 올랐다.
설리는 ‘악플 많은’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꼽히며 이 프로그램 MC로 섭외됐다. ‘악플의 밤’은 연예인이 자신에 대한 악플을 직접 읽고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설리를 비롯해 신동엽, 김숙, 김종민이 출연한다.
‘악플의 밤’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악플 문제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프로그램으로 스타들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들을 오프라인으로 꺼내 올려 이에 대해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밝힌다는 취지였다.
설리는 첫방송에서 “범법 행위는 절대 안 한다. 머리카락을 뽑을 수도 있다. 다리 털도 있다”며 마약 의혹에 대한 솔직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적지 않은 악플에 시달려야만 했다. 방송 이후 관련 기사의 댓글을 모두 챙겨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방송 초반부터 논란에 직면했다. 악플로 심적인 고통을 받아온 연예인이 직접 악플을 읽고 이에 관한 생각을 밝히는 프로그램은 “악플 근절이 아닌, 악플을 더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설리 사망 후에는 아예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포멧 자체가 좀 위험해 보인다. 제작자들이나 출연자들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사태를 본 시청자로서 폐지가 옳다고 본다. 더 이상 사고를 보고 싶지 않다” “내 멘탈이 갑이다 경쟁하는 프로도 아니고, 상처에 소금 뿌리는 방송이다” “차라리 선플의 밤으로 바꾸세요. 좋은 말 해주기도 바쁜데 악플이 웬말이냐” “악플을 읽는 그 심정이 어땠을까”라며 비판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악플의 밤’은 공교롭게도 설리가 사망한 14일 이번 주 녹화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진은 설리 측의 “개인 사유”라는 불참 의사를 전달 받고 3MC만 녹화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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