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원희의 캐릭터를 100% 활용했다.
영화 '재혼의 기술'(감독 조성규)는 결혼에 실패한 한 남자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재혼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혼한 뒤 서울에서 강릉으로 내려와 카페 사장을 하는 경호(임원희)의 평온한 일상에 영화감독인 후배 현수(김강현)가 찾아오며 변화가 생긴다. 경호의 유일한 일상은 카페를 운영하다가 동네 술집 성산포에 매일 들러 짝사랑 중인 사장 미경(윤진서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임원희는 미경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다른 남자들로 인해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짠한 경호의 모습을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보여준다. 현수는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강릉에 머물며 경호의 흥미로운 연애 스토리를 영화로 담고싶은 욕심에 도움을 건넨다. 그러나 조언을 하는 족족 어딘가 조금 핀트가 어긋나버려 경호의 짠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재혼의 기술'은 실제로 이혼을 한 뒤 혼자 살고 있는 임원희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더욱 몰입감을 준다. 특히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짠내나는 돌싱남 '짠희'캐릭터를 구축한 임원희의 이미지가 극중 캐릭터 경호에 덧씌워져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은정(박해빛나)과 미경에서 동시에 사랑을 받고 있다는 설정이 몰입감을 조금 떨어트릴 수 있으나 임원희가 그린 소심하면서도 매력이 넘치는 경호를 보다 보면 절로 극에 몰입하게 된다. 매일 술을 마시고 고민을 하는 두 남자의 고민과 엉뚱하게 찾아가는 해결책을 보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난다.
중간중간 터지는 소소한 웃음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 또 강릉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상미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러나 현실감 넘치는 영화인만큼 임원희가 그동안 보여준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조성규 감독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이혼을 한 분들이 많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드라마, 영화에서 다뤄지다 보면 임원희처럼 이혼 10년도 안된 분들은 꿈과 희망을 가지지 않을까
예능에서 보여준 임원희 캐릭터를 이용해 이혼과 재혼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나간 '재혼의 기술'. 큰 웃음은 없지만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는 매력을 가졌다.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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